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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리치 몰린다”… ‘패밀리오피스 허브’ 된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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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콩이 ‘패밀리오피스(FO)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는 거액의 금융 자산을 가진 이른바 ‘슈퍼리치’들의 재산을 굴리는 목적으로 설립된 개인 투자회사를 지칭하는 용어로,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법무·세금·승계 등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금 부담이 커 패밀리오피스 산업에 한계가 있는 한국의 부자들도 홍콩 패밀리오피스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홍콩에는 2700개 이상의 단일 패밀리 오피스(SFO)가 운영되고 있다. 홍콩에 모인 글로벌 패밀리오피스가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최소 1000만 달러(약 150억 원)다. 낮은 세율과 최소한의 규제를 바탕으로 수십 년간 글로벌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한 홍콩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고 패밀리 오피스 허브로도 도약하고 있다.

홍콩 스카이 라인 / 인베스트홍콩 제공
홍콩 스카이 라인 / 인베스트홍콩 제공

실제 지난해 홍콩 정부는 2015년 중단했던 사실상의 투자 이민 프로그램인 자본투자입주제도(CIES)를 재도입했다. 올해 초에는 CIES 신청 전 요구되는 최소 3000만 홍콩 달러(약 56억 원)의 투자 유지 기간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했다. 또 가족 소유 투자 지주 회사(FIHV)를 통해 이뤄진 투자도 CIES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패밀리오피스 유치를 위해 투자 이민 문턱을 낮춘 것이다.

◇상속세 0%, 세금 부담 최소화

홍콩의 가장 큰 장점은 각종 세율이 낮다는 점이다. 연간 과세소득이 200만 홍콩달러 이하인 기업에게는 불과 8.2%의 법인세율이 적용된다. 200만 홍콩달러(약 3억7422만 원) 이상 기업의 법인세율도 아시아 국가 최저 수준인 16.5%다. 홍콩의 개인소득세율 역시 약 15% 수준으로, 패밀리오피스 경쟁자 싱가포르보다도 낮다. 낮은 세율 덕분에 기업과 개인은 재투자할 수 있는 자본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홍콩은 상속세가 0%라 ‘부의 승계’라는 패밀리오피스 설립 목적에 가장 유리한 세금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인 점을 감안하면, 홍콩은 한국 자산가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딜로이트 차이나 부회장이자 국제 조서 파트너인 패트릭 입은 “홍콩에는 증여세나 상속세가 없다”면서 “세계 조세 시스템은 복잡하지만, 홍콩은 단순한 조세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패밀리 오피스를 겨냥한 별도의 세제 혜택도 있다. 지난해 홍콩정부는 단일 가문에 집중하는 SFO를 위한 조세 감면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 도입으로 SFO가 운영하는 투자 운용 법인(IVH)에 대해서는 0%의 법인세율을 적용한다. 이외에도 다른 국가에서는 일반적인 자본이득세(자본자산의 매각에서 발생하는 이득·손실에 대한 조세), 부가가치세(VAT), 투자 원천징수세, 배당 소득세 등이 홍콩에는 없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명확성과 효율성이 특징인 홍콩의 조세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인정 받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DM)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신흥국을 대상으로 매년 6월 발표하 세계경쟁력연감에서 홍콩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경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조세 정책’ 부문에서는 세계 2위,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에 이름을 올렸다.

◇FO 설립 절차 간편, 거주환경 좋아

홍콩에서 신탁의 법적 존속 기한이 없다는 점은 ‘슈퍼리치’들이 홍콩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이유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자산가들이 생전 자산관리나 사후 상속 집행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것이 일반화돼 있는데, 홍콩에서는 영구적으로 신탁을 운영할 수 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자산을 보존하고 승계할 수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가족신탁은 100년 후 만료돼 약 3세대까지만 가능하다.

패밀리오피스 설립 절차도 간단하다. 홍콩에서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는 절차는 회사나 신탁을 설립하는 절차와 다르지 않다. 홍콩 증권 선물 조례에 따라 규제되는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SFO는 증권선물위원회에 별도의 라이센스를 신청할 필요가 없다. 또 SFO는 정부 기관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SFO는 내부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고, 자산가들은 민감한 정보를 기밀로 유지할 수 있다.

패밀리 오피스 관련 이미지 / 인베스트홍콩 제공
패밀리 오피스 관련 이미지 / 인베스트홍콩 제공

탄탄한 홍콩의 금융 인프라도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기에 적합하다. 세계 100대 은행 중 70개 이상이 홍콩에 아시아 거점을 두고 있다. 또 회계, 보험, 국제 세무, 자산 관리, 투자 자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전문가 수도 약 26만7000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홍콩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시장과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커넥터(connector)’ 역할을 하기도 한다.

홍콩은 글로벌 자산가들이 거주하기에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다. 영국의 영향을 받은 홍콩은 미식,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부분에서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의 고급 다이닝 경험과 빅토리아 항구에서 즐기는 요트 항해 등이 대표적이다. 홍콩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크라운 월드 그룹 창립자 제임스 톰슨은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홍콩은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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