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치르고 당 장악 이준석, 대권 행보까지
후폭풍에 대권주자 비호감도 1위…리스크
부인에도 일각 고개 드는 ‘국민의힘 연대설’
與 “협력해야” vs “오히려 분열” 반응 갈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당 장악과 대선 출마라는 성과를 이뤄냈음에도 늪에 빠진 모양새다. 지속된 허은아 전 대표와의 알력 다툼과 ‘명태균’으로 대표되는 사법 리스크 등으로 인해 가장 높은 비호감 정치인이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다.
이처럼 이 의원이 수렁에 빠진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의 연대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조기 대선 정국에 돌입했을 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는 공동의 적을 고리로 이 의원과 국민의힘이 연대할 명분이 충분해진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의원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연대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감지된다.
이준석 의원은 지난 2일 서울 홍대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대권 출마를 선언했다. 22대 총선에서 경기 화성시을 소위 ‘동탄의 기적’을 쓴 사실을 언급한 이 의원은 “36세에 거대 정당의 당대표 당선이라는 기적을 누구도 믿지 않았다. 그리고 누구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던 동탄의 기적 위에 우리가 쌓고 싶은 다음 기적은 바로 세대 교체의 기적”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기세는 지난 14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한 난임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 난임 치료 지원 강화를 약속하며 “국가적으로 굉장히 우선 순위에 있는 과제이고, 이곳을 처음 방문한 것도 당연히 그런 의미(첫 번째 공약)가 있다. 세대적으로 민감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 결정권을 행사하면 우선적인 투자가 일어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할 때까지만 해도 계속됐다.
바로 이때까지만 해도 이 의원의 앞길에는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7일 허은아 전 대표가 낸 최고위원회의 의결사항·당원소환투표 효력 정지와 당대표 직무대행 직무 정지에 관한 가처분을 기각했다. 그 결과 허 전 대표는 당대표직을 상실하게 됐다.
허 전 대표의 대표직 상실은 곧 이 의원의 당권 탈환으로 이어졌다. 지난 13일 천하람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대행이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후보에게 당무 전반의 우선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당헌·당규를 정비해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꽃길만 걸을 것 같았던 이 의원의 앞길에 가시밭길이 생긴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이전부터 이 의원은 ‘명태균 의혹’에 연루돼 있단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는데, 여기에 더해 허 전 대표와 벌인 내홍으로 가장 높은 비호감도를 기록하면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차기 대통령감으로 절대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을 물어본 결과 이 의원이 45%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동안 부동의 비호감도 1위를 달려왔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41%)를 4%p 차로 제친 결과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결과가 이 의원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하면 떠오르는게 세대포위론·세대교체 등인데 좋게 해석하면 선거 전략이지만 나쁘게 보면 포함되지 않는 이들을 갈라치기 하겠다는 것”이라며 “총선에서 호성적을 거두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왔지만, 최근 보여준 모습들에 기존 지지층마저 실망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 의원이 향후 이 국면을 어떻게 타개해나갈 것이냐는 점이다. 허 전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이 일부 언론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는데다, 민주당 등 야6당이 추진 중인 ‘명태균 특검법’으로부터도 자유롭다고 단언할 수 없는 등 난국이 눈앞에 펼쳐져 있어서다.
이 와중에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현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국민의힘과의 연대설을 꺼내들고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설에 이 의원이 직접 “나는 간다면 끝까지 간다. 가다가 기름 떨어지면 (단일화하지 않고) 뛰어서라도 가겠다”(2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라고 했음에도 여전히 이 선택지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준석 의원 관련 질문에 “우리는 보수라도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우리 당에 대해서 지나치게 계속해서 공격을 하고, 들어올 의사가 없다고 분명하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면 누구든 협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이 의원이 결국 조기 대선을 앞두고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란 시각들이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이야 갈라져 있지만 한때 당의 일원이었을 뿐 아니라 대표가 아니었느냐. 유승민 전 의원과는 달리 피해자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돌아온다고 하면 불협화음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당내에선 이 의원과의 연대가 현 정국에서 도움이 될 것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중도·외연 확장을 기치로 내건 당내 세력과 단 1%라도 지지층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 일부 당 관계자들은 이 의원을 어떻게라도 끌어안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한계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 11일 YTN 라디오에서 “만약 조기 대선이 된다면 분열 요인이 있어서는 안되지 않느냐. 원론적 차원에서 이준석 의원도 범보수의 일원으로 협력해야 되지 않겠느냐”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반대로 이 의원이 가진 세력이 겉보기만큼 크지 않은 데다, 개혁신당 내홍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시선을 갖고 있는 측에서는 연대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선거 전략 부분에서 이준석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이미 이재명과의 대결로 극과 극으로 갈린 현 상황에서 또 다른 갈라치기가 생긴다면 기껏 결집한 지지층이 분열될 수도 있다”며 “당 내부에서 이 의원이 확보한 지지율을 끌어올 수 있는 전략을 잘 짜서 보수의 외연을 확장시키는게 더 좋은 방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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