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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편견’ 심화 우려↑…“보호·지원 영역에서 다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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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피살사건이 일어난 대전 서구 관저동 소재 모 초등학교에 지난 12일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일어난 대전 서구 관저동 소재 모 초등학교에 지난 12일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최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 어린이가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해 교사가 우울증 병력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과 편견이 심화돼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7일 의료계 따르면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병이지만 이해 부족과 잘못된 정보, 편견 등으로 인해 우울증 등 정신질환 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잔재한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년(2차) 우울증 외래 적정성평가’를 살펴보면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하는 비율은 7.7%다. 더욱이 최근 6년간(2018~2023년) 우울증으로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는 매년 증가세다. 2023년에는 2018년 대비 36.8% 증가한 144만1676명을 기록했다.

다만 우울증은 적절한 치료를 병행할 경우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우울증 환자의 70~90%는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우울증’이라는 낙인과 편견 두려워하는 환자는 치료받기를 주저할 수 있으며 주변 시선을 의식하고 두려워해 치료를 받지 않고 숨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지난해 7월 발표한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에서도 이 같은 실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조사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2022년 보다 0.03점 떨어졌지만 여전히 5점에 가까운 3.12점으로 기록됐다. 5점에 가까울수록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신건강 문제 치료 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응답자들은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을 27.2%로 가장 많이 꼽았다. ‘비용에 대한 부담감’과 ‘치료 기록으로 인한 불이익’이 각각 21.1%, 14.3%로 뒤를 이었다.

특히△내가 정신질환에 걸리면 몇몇 친구들은 나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39.4%→50.7%)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다(64.0%→64.6%)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방법을 알고 있다(27.9%→24.9%) 등은 상대적으로 인식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및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범행을 저질렀으니 ‘우울증이 원인’이라는 단편적인 인과관계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이러한 논리는 우울증 환자에 대한 반감과 차별을 심화시키는 등 부정적 낙인 효과로 이어지고 환자들의 치료를 저해해 한국의 정신건강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나종호 조교수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대전 초등생 살인사건) 비극이 우울증을 앓는 교사들이 이를 숨기고 오히려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에는 가해 교사의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다퉈 보도하는 것에 대해 “우울증에 대한 낙인을 강화시켜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우울증 치료율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우울증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우울증 치료율은 50~60%이었다. 

이에 환자들이 사회에서 낙인찍히지 않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이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정신질환 예방·조기 발견-치료 내실화-일상 복귀·퇴원 후 체계적 지원 등 전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중은 흔히 우울증을 ‘죽고 싶다’라는 식의 극단적인 감정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또 이 같은 사회적 편견 탓에 정신질환을 신체질환보다 더욱 숨기려 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혐오도도 높아 치료율도 저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신질환 치료는 처벌이나 불이익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와 지원의 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직장 등 사회에서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거나 치료받는 것이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투데이신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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