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놓고 학교 현장은 물론, 정치권까지 시끌시끌하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혼재된 상황이다. 올해 AI 디지털교과서의 ‘교과서’ 지위는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도입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올해 한 해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학교 자율 선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학교들의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비율은 10% 내외로 예측한다. 매우 낮은 비율이다.
정부 당국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이유 중 하나로 맞춤형 교육 실현을 든다. 학생별로 수업을 따라오는 수준 편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학생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면 학생 개인별 존재하는 차이에 맞춰 수준별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처럼 평균 수준 이상의 학생들만을 위한 수업이 아닌, 전체 학생을 위한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교사 업무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AI 디지털교과서가 보조교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교사들은 수업 준비 외에도 다양한 행정업무로 보다 효과적인 수업준비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면 교사가 수업을 하는데 여러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업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학생들이 보다 질 높은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교육 당국의 얘기다.
이런 효과가 있음에도, 왜 학교 현장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주저할까. 무엇보다 막연한 두려움이다. 아직 하지 않은 것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크기 때문은 아닐까. 사람들은 늘 하던 것에 익숙해져 있다면, 그것이 조금은 불편하고, 한계가 있더라도 늘 하던 것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 한다. 학교현장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먼저 걷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먼저 교사들이 스스로 다양한 AI 코스웨어 등을 활용해 수업 질을 높이는데 공감해야 한다.
최근 이런 상황에서 환영할 만한 소식이 있다. 에듀테크 실증 교사단체인 ‘에듀테크스쿨’ 소속 교사들이 효과적인 수업을 위해 다양한 AI 코스웨어 등을 오랜 기간 수업을 통해 실증한 사례 중 우수사례만 선별해 ‘교사들의 에듀테크 활용 바이블’이라는 책 발간을 준비한다. 이 책은 교육 전문미디어 ‘에듀플러스’ 후원으로 오는 3월 발간을 앞두고 있다.

이 책은 현직 교사 30여명이 함께했다. 에듀테크가 왜 공교육에 필요한지부터 실제 수업에 적용했을 때의 에듀테크 효과성, 이를 통한 교실혁명 이야기로 책이 시작된다. 이어 AI코스웨어를 실제 수업에 적용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왜 교사가 수업에 AI 코스웨어를 도입하게 됐는지, 기존 수업의 한계를 얘기하고, 이에 적합한 AI 코스웨어가 무엇인지, 또 일반 교사는 이 AI 코스웨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그 효과는 어떠한지 등을 자세하게 다룬다. 실제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활용한 AI 코스웨어는 100여종에 이른다. 이중 수업 질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가 큰 20여종의 실증 사례만 선정했다. 에듀테크를 잘 모르는 교사들도 이 책 한권이면,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교실혁명이 가능하다. 학생을 위한 보다 효율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교사들의 에듀테크 활용 바이블’은 현직 교사들이 자신들의 생생한 경험을 글로 쓰고, 에듀플러스가 제작비용을 부담해 탄생했다. 디지털 기반 교실혁명 정책을 쏟아내는 교육 당국의 할 일을 교사들과 민간 미디어기업이 수행한 셈이다. 책이 발간되면 전국 초·중·고등학교로 배포될 예정이라고 한다. 공교육 현장에서 교사 주도의 디지털 기반 교실혁명이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 학교들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