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여년 전 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했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무인기(드론)에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를 책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 시각) 새벽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큰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체르노빌은 지난 1986년 소련과 유럽 상당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킨 원전 폭발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위치한 원자로 4호기는 사고 이후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십년에 걸쳐 방사능 누출을 막을 석관이 세워졌다.
해당 원자로가 드론 공격을 받자 유럽 국가들 모두 피폭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발표문을 통해 “내외부 방사능 수치는 정상적이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폭발을 두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드론이 공장의 외벽을 강타해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런 장소를 공격하고, 원전을 점거하고,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전쟁을 벌일 나라는 오늘날의 러시아뿐”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협상을 무효화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측의 ‘가짜 깃발(false flag)작전’이라고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정부 내에 (우크라이나-러시아 휴전) 협상 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들이 이 과정을 무효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