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보시면 원료가 혼탁한데 다른 곳을 보면 맑고 투명하지 않습니까? 원료의 불순물과 이물질 등을 다 걸러주면서 최종 제품이 이렇게 나갑니다”
2월 13일 방문한 DS단석 평택1공장에는 HVO PTU(수소화 식물성 오일 전 처리 공정) 작업이 한창이었다.

DS단석 평택1공장은 2024년 11월 HVO PTU 준공 이후 지속가능 항공유(SAF)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첫 공급을 하기도 했다. 해당 공정에서 생산 가능한 전처리 원료량은 연간 30만톤(t) 수준이다.
현재는 미국 석유·천연가스 대기업 필립스66(Phillips66)에 SAF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DS단석은 2024년 10월 필립스66와 오는 2027년 11월까지 1조원 규모의 SAF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로써 DS단석은 2022년 친환경 선박유를 유럽에 첫 수출한 데 이어 최근 SAF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폐유를 친환경 항공유 원료로
이곳에서 생산하는 SAF 원료는 폐식용유(UCO) 이외에도 우지·돈지 등 동물성 유지, 팜 오일폐수(POME) 등을 활용해 생산 가능하다. 불순물 제거 과정에서 금속분과 고형불순물, 무기염소, 황, 질소 등을 극미량으로 줄여 고품질의 SAF 원료 생산 능력을 갖췄다는 게 DS단석의 설명이다.
김동관 DS단석 생산부 차장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원료의 금속 불순물은 5ppm(0.0005%) 이하다”며 “금속 불순물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3미터(m) 이상 높이의 금속 탱크들이 가득한 공장에는 철 소재를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연신 들렸다. 다만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돼 근무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층에 있는 공장 모니터링룸을 통해 공정을 통제하며 100%에 가까운 자동화를 이뤘다.

HVO PTU는 폐식용유 등 원료를 폴리에틸렌 제거, 다검 반응, 흡착 반응 등 3단계 공정을 거쳐 정제 오일을 생산한다. 생산한 정제 오일은 다시 SAF 등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된다. 김동관 차장은 “동·식물성 유지 등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원료 자체에 이물질도 있고 금속들도 많다”며 “나트륨, 칼륨, 인지질 등도 많은데 그런 요소들을 제거한다”고 말했다.
DS단석 평택1공장에서는 원료가 담긴 탱크에서 파이프라인을 따라 원료들이 이동하며 원심분리기 등 공정을 거쳐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원료가 이동하는 파이프라인 중간에는 창을 통해 원료의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 공정 초기 원료는 탁한 상태였지만 공정이 진행된 후에는 파이프라인 내부가 선명히 보일 정도로 맑은 노란색의 기름 모습이 됐다.
생산 공정 이외에도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재활용하는 ‘웨이스트 워터 시스템’(Waste Water System)도 구비됐다. 폐수를 증발시켜 버려지지 않도록 회수한 뒤 이를 다시 농축시켜 공정 내 냉각수로 활용한다.
SAF 원료 생산 기반 사업 확장 자신감
DS단석은 HVO PTU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HVO 신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평택1공장에서 생산하는 SAF 원료는 이러한 신사업 추진의 일환이다. 특히 SAF 사업은 글로벌 성장세에 힘입어 앞으로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2021년부터 항공기의 SAF 혼합 의무화 규제를 도입한 데 이어 SAF
무화 제도인 ‘ReFuelEU’를 통해 올해부터 SAF 혼합 목표 2%를 적용했으며 오는 2050년까지 70% 혼합 목표를 정했다. 이에 DS단석은 현재 SAF 원료 생산 단계를 넘어 HVO와 SAF의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본설비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DS단석은 오는 2026년쯤부터 추진 예정인 HVO 플랜트 구축을 통해 1·2세대 바이오디젤 동시 생산을 목표로 한다. 오는 2028년까지는 HVO, SAF의 본격 생산과 그레이·그린 수소 플랜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오는 2029년까지 연료전지 생산·운영을 통해 수소 순환고리를 달성하고 단계적 투자를 통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할 방침이다.

DS단석은 앞으로 사업 확장과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기돈 DS단석 평택1공장장은 “국내 정유사들과 함께 전 세계 3위 안에 들어가는 정유사들과 미팅을 많이 했다”며 “SAF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를 현재 유일하게 만들 수 있는 곳이 DS단석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국적 기업인 정유사들이 가진 국가별 정책 정보에 따라 해당 국가 정책에 알맞은 전략이 필요하다 보니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의논했다”며 “이러한 점이 DS단석에게 다양한 부분으로 전략적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한다. 특히 올해는 선박유, 항공유 등 관련 산업에 대한 씨앗을 심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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