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의 사연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16일 중앙일보는 부산 호텔 반얀트리 공사장 화재 사망자 유가족의 이야기를 전했다. 유족들은 부산 반얀트리 호텔 시공사인 삼정기업이 안전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해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화재는 지난 14일 발생했다. 이 사고로 6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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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노동자였던 김 씨에겐 아내와 30대 딸이 있다. 그는 생전 공공기업에서 공연기획 관련 일을 오래했는데, 퇴직 후 가족 몰래 삼정기업의 하청업체에서 자재관리 작업반장으로 근무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을 나갔다고 한다.
아내 조 모 씨는 지난 1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남편과 같이 일한 동료가 오는 5월 반얀트리 호텔 개관을 앞두고 급하게 공사가 진행됐고, 안전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며 “삼정기업이 관리 감독을 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근무하던 하청업체 직원들끼리 불안 불안하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14일 불이 나기 이전에도 한차례 화재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며 “공사장 곳곳에 적재물이 쌓여 있는 등 불법적인 요소가 많았는데도 원청 업체에서 모른 척 했다더라”고 전했다.
조 씨는 “호텔 화재로 6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내 남편 이야기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화재 발생 4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서 연락이 왔고, 병원에 와서 검게 그을린 남편 얼굴을 보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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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의 유류품 가운데 휴대전화는 호텔 B동 1층 엘리베이터 앞에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조씨는 “평소 길눈이 밝은 양반이었는데 공사장 곳곳에 쌓인 적재물 때문에 제때 대피를 못 한 것 같다”며 “남편 시신이 거의 타지 않은 거로 봐서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망자 조 씨는 올해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외국인 여성과 지난해 12월 신부 모국에서 결혼식을 했고, 한국에서도 예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유가족들은 신부가 충격을 받을까 봐 사망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장손이자 착한 외동아들이었다”며 “화재 발생 일주일 전부터 반얀트리 호텔 공사장에 일하다 참변을 당했다”며 가슴을 쳤다.
고인의 삼촌은 “형이 평소 당뇨병이 있었는데 조카 사고 소식을 듣고 건강이 더 악화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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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는 지인의 소개로 만난 외국인과 지난해 12월 신부 모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늦깎이 예비 신랑이다. 조씨의 삼촌은 “국제결혼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에서 식을 올리고 신혼생활을 시작하려 했다”며 “신부가 충격을 받을까 봐 사망 소식을 아직 전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하청업체 소속 일용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원청업체에서 산재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행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보험 가입(일용직 노동자 포함)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해당 사업주에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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