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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이 경기도와 중국 랴오닝성의 자매결연 30주년을 기념해 명대 서화를 소개하는 특별전 ‘명경단청(明境丹靑):그림 같은 그림’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3년 김동연 도지사가 중국 랴오닝성을 방문해 한·중관계 발전과 광역지방정부 차원의 교류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이어진 특별 전시다. 경기도와 랴오닝성 대표 박물관 간 교류를 통해 우수 문화유산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랴오닝성박물관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직전 설립된 최초의 박물관이다. 2008년 국가 1급 박물관으로 선정됐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국보급 국가 1급 유물을 다양하게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명나라 회화를 시대에 따라 3부로 구분했다. 특히 랴오닝성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가 1급 유물 6점 ‘사자머리 거위’, ‘초가집 부들방석’, ‘여섯명의 선종 조사’, ‘만년송’, ‘국화 감상’, ‘적벽부’ 등을 포함해 모두 53점의 명대 서화를 소개한다.

우선, 1부 ‘명나라 전기 회화’에선 명나라 전기, 송나라 궁정 회화 양식을 따른 궁정 회화를 소개한다. 궁정 화가였던 대진과 여기의 작품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국가 1급 유물에 해당하는 대진의 ‘여섯 명의 선종 조사’에서는 가로로 긴 구도에 섬세하고 깔끔한 자연과 어우러진 선종의 조사(큰 스님)들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림의 뒷면엔 명나라 지식인 중 하나인 축윤명과 당인이 쓴 글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그림이 청나라 황실에 들어가게 된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두루마리 곳곳에서도 그림을 즐기며 소유자임을 명시했던 청나라 건륭 황제, 가경 황제, 선통 황제의 도장도 확인할 수 있다.
2부 ‘명나라 중기 회화’에선 해당 시대를 이끈 심주, 문징명, 당인, 구영의 작품을 중심으로 명대 화파인 ‘오파’에 대해 설명한다. ‘오파(吳派)’는 심주를 시조로 해 문징명, 당인 등으로 이어지는 화파로, 조방한 용필과 묵을 많이 사용한 ‘절파(浙派)’ 이후 자연스레 등장했다.
심주의 ‘국화 감상’, 구영의 ‘적벽부’ 등 1급 유물에서도 촘촘한 화명 구성과 능숙한 색의 사용, 세련되고 잘 다듬어진 표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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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3부 ‘명나라 후기 회화’에선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동기창을 중심으로 한 ‘송강파(松江派)’의 회화를 감상할 수 있다. 동기창은 명나라 후기 대표적 학자이자 예술가로, 글과 그림, 글씨에 모두 뛰어났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국보급 유물 ‘연이어진 묵직한 봉우리’ 역시 동기창의 지식인 분위기가 잘 드러난다. 자신이 살던 양쯔강 남쪽의 풍경을 표현한 이 작품에선 나무와 바위, 집에 칠해진 옅은 붉은 색의 따스함과 정교하고 아름다운 그림 표현을 볼 수 있다. 중국 명대의 수려한 회화를 시대별로 요목조목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3월 2일까지 열린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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