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A초등학교 신입생 단 8명 예상
교사들마저 학교 떠나며 악순환 시작
전국 ‘신입생 0명’ 학교 170곳 전망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 중심지로 여겨지던 강남의 초등학교들이 학생 수 급감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지방에서부터 시작됐던 저출산 쓰나미가 마침내 서울, 그것도 교육 1번지 중 가장 중심이라 여겨지는 강남마저 덮친 것이다.
강남 교실마저 텅 비어간다
서울 강남구의 A초등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단 8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명이었던 신입생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다. 학급 수는 2023년 11개에서 올해 7학급으로 줄었고, 전체 학생 수도 100명 이상에서 80명대로 감소했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11일 “5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전근 시기도 아닌데 선생님들이 하나둘 학교를 떠나고 있다”며 깊어가는 위기감을 토로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2014년 45만7517명이던 서울시 초등학생 수는 2024년 36만4910명으로 10년 사이 약 9만3000명이 줄었다.
‘학교알리미’ 공시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와 서초구의 초등학교 57곳 중 30곳의 신입생이 100명을 넘지 못했다. 한때 입학 경쟁이 치열했던 강남의 학교들이 이제는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수업의 질마저 위협받는 교육현장
학생 수 감소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를 넘어 교육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체육과 음악 수업은 여러 학년을 통합해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너무 적어 팀을 나눠 수업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적 교류가 가장 필요한 시기에 교우관계가 제한될 수밖에 없어 고학년이 되면 전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강남 지역 초등학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강남구 B초등학교는 지난해 67명이던 신입생이 올해 55명으로 감소했고, 서울 서초구 C초등학교는 2022년 47명에서 올해 25명으로 거의 절반이 줄었다.
C초등학교의 한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어 교사는 감소하는데, 행정 업무의 양과 종류는 전혀 줄지 않아 남은 교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아이들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도심 속 폐교’ 현실화되는 대한민국
한편 교육부가 제시한 미래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올해 전국 초등학교 입학생은 32만7266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며, 2030년에는 23만5021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157개였는데, 올해는 170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서울에서는 이미 홍일초(2015년), 염강초(2020년), 화양초(2023년)가 문을 닫았고, 경기도에서는 올해 3월에만 5개 초등학교가 폐교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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