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손상된 화폐를 폐기하는 대신 재활용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손상화폐 재활용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이 그 배경이다.
◇ 폐기된 손상화폐로 고형연료·콘크리트 보강재 제작
15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폐기된 손상화폐 400톤(t) 중 55%를 콘크리트 보강재나 고형연료로 재활용하고, 나머지 45%는 기존과 같이 소각 처리했다. 손상화폐가 본격적으로 재활용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회에서 손상화폐 재활용 필요성을 지적한 데다, 내부적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과 친환경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를 추진하게 됐다”며 “대부분의 물량은 고형연료로 재활용되고 있고 일부는 콘크리트 보강재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상화폐는 은행에서 유통이 어려울 정도로 오염됐거나 훼손된 상태로 발견되면 즉시 분쇄돼 보관된다. 이후 일정량이 모이면 일괄 폐기되는데, 그동안 대부분의 손상화폐는 소각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
폐기된 손상화폐는 과거 건물 바닥재나 차량용 방진 패드 원료로 일부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재활용 수요가 급감하면서 전량 소각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매년 약 1억원가량의 소각 비용이 발생했다.
해외에서는 폐기 화폐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미국, 유럽 등의 중앙은행은 손상화폐를 건자재, 에너지원, 심지어 화장지로까지 재활용하고 있다. 이수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3년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 폐기 화폐 재활용 업체를 발굴하고, 해외 사례를 참고해 안정적인 재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조폐공사는 화폐 부산물 재활용… 돈달력·돈볼펜 만들어
화폐 재활용의 흐름에 발맞춰 조폐공사도 폐기물 재활용 사업을 추진 중이다. 조폐공사는 화폐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폐기물을 활용해 기념품과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돈을 활용한 달력, 방석, 볼펜 등이 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화폐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활용도를 높이고,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굿즈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상화폐 재활용은 단순히 비용 절감의 효과를 넘어 친환경 정책으로도 의미가 있다. 화폐는 특수 용지와 잉크를 사용해 제작되기 때문에 소각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이를 재활용하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행은 손상화폐 재활용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폐기 화폐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체 발굴과 추가적인 활용 방안 모색이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은 관계자는 “화폐는 단순 종이가 아니라 다양한 위조방지 장치들이 삽입된 면펄프라서 재활용이 쉽지 않다”면서 “고형연료와 콘크리트 보강재 외에 더 환경 친화적인 재활용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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