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국내 면세업계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수요 침체와 더불어 공항 임대료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면세 수요가 크게 위축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주요 면세업체, 수익성 악화… 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4조2,2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와 비교해서는 3.4% 증가한 수준이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15조5,051억원)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가장 매출이 높았던 2019년(24조8,586억원)의 57%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면세점 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2,819억원 전년 대비 11.9% 늘어났다. 다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적자 전환됐다. 2023년 224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지난해 기준 6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이다. 신라면세점이 연간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조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그러나 359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2023년(866억원) 대비 적자 전환됐다. 신세계 측은 “환율 급등에 따른 공항 매출 부진 및 임차료 부담이 증가했고, 면세 부산점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9,72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25억원 개선된 28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시내점 부진 지속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역신장했다”면서 “다만 공항점 운영 확장 효과 등으로 영업이익은 개선됐다”고 말했다.
국내 면세업계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경우 다음 달 실적 공시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여타 면세점과 비슷하게 전망이 어둡다.

◇ 올해 전망도 ‘흐림’… “관건은 면세 수요 회복”
올해 면세업계의 전망은 지난해보다도 더 부정적인 모양새다. 한화투자증권은 면세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소비 부양책에도 그 온기가 아직 면세점 수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또한 원‧달러 환율은 면세품에 대한 가격 메리트를 낮추고 있어 국내외 일반 관광객들의 면세 수요도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11월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고, 같은 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1,47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이번 달 13일 기준 1,443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면세점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리모델링 중인 인천공항 임시 매장의 공사가 완료되면 임대료 감면 혜택이 종료될 예정이라는 점도 면세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항의 정상 매장 운영 면적이 늘어나면 공항 임대료도 증가하게 된다. 면세점으로부터 받는 임차료는 공항의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수요 회복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선 결국 수요가 회복될 필요가 있겠다”면서 “높은 원‧달러 환경에서 일반 관광객 수요가 증가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 소비 부양책 효과로 따이공(보따리상)의 구매력이 확대될 수 있느냐가 현재로서는 중요한 관건이 되겠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면세업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LS증권은 12일 현대백화점면세점을 두고 “올해 면세 사업은 대량매출에 대한 할인 축소 및 내부 구조개선 작업으로 영업손실 축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동사의 공항 면세점은 업계 내 비용 부담이 적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면세업계는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가 면세점 특허수수료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다. 면세점 특허수수료는 관세법에 따라 정부가 면세점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징수하는 제도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엔 정부가 이를 50% 감경한 바 있다. 여행 수요가 급격하게 줄면서 면세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유통 산업분석 보고서 | |
---|---|
2025. 01. 15. | 한화투자증권 |
호텔신라 IR보고서 | |
---|---|
2025. 01. 24. | 호텔신라 |
신세계 IR보고서 | |
---|---|
2025. 02. 05. | 신세계 |
현대백화점 IR보고서 | |
---|---|
2025. 02. 11. | 현대백화점 |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