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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조 슈퍼 추경 재원으로 ‘기금’·‘지출 구조조정’?… 따져보니 “결국 국채발행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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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35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을 공개하면서, 국채 발행뿐만 아니라 ‘지출 구조조정’과 ‘각종 기금의 여유분 발굴’ 등을 재원 마련 방법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기금과 예산 상황을 보면, 국채가 대부분을 감당해야 할 처지다. 추경 규모를 키울수록 국채 발행이 늘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추경을 준비하면서 ‘재정 건전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3일 35조원 규모의 자체 추경안을 발표했다. 뒤이은 기자간담회에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재원 마련 방식에 대해 “정부가 지출하지 않은 예산 규모도 30조원 이상”이라며 “특별회계상 각종 기금의 여유분을 최대한 발굴하고,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경 관련 기자간담회에 입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영 예산결산조정위원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정문 수석부의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경 관련 기자간담회에 입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영 예산결산조정위원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정문 수석부의장. /연합뉴스

◇ “주택기금, 외평기금?… 동원 가능 기금 규모 극히 작아”

항목별로 살펴보면 우선 기금 여유 재원 동원은 2023·2024년 ‘세수 펑크’ 당시에도 적극적으로 쓰여 왔던 방식이다. 이때 가장 자주 거론되는 것이 ‘주택도시기금’이나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이다. 지난해 30조원 규모 결손을 메우기 위해서도 이 두 기금이 각각 2조~3조원, 4조~6조원가량 동원됐다. 당시 이 대책이 발표되자, 야당에선 “청약저축 등을 재원으로 하는 주택기금을 끌어 쓴다”, “외환시장 대응 여력을 약화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 청약 저축액과 채권 발행을 통해 조성되는 주택도시기금은 최근 여유 재원이 크게 감소한 상태다. 지난해 세수 결손 대응에 동원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이미 여유자금 평잔(15조8000억원)은 2021년(49조원)과 비교해 68%나 감소한 상태였다. 청약저축 가입자가 줄어들어 재원은 주는데, 정책 대출 수요는 커졌기 때문이다.

예산당국 역시 기금 여유 재원 가용 규모가 매우 작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을 포함해 고용보험기금 등 여유 적립금이 있는 기금을 일부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극히 소규모에 불과할 것”이라며 “추경 대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수 결손 때마다 동원됐던 외평기금 역시 또 끌어 쓰긴 어렵다. 무엇보다 올해부터는 22년 만에 ‘원화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 발행을 시작했다는 점 때문에 동원 시 논란이 더 거셀 수 있다.

환율 안정을 위해 사용되는 외평기금에는 외화(달러)와 원화가 섞여 보관돼 있는데, 원화 외평채를 발행하면 외평기금에 ‘원화’가 쌓이게 된다. 추후 원·달러 환율 하락기를 대비해 발행하고자 한 것인데, 추경 동원 시 ‘추경 예산에 돈을 대기 위해 원화 외평채를 찍는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금 여유 재원을 무리해서 동원하는 것은, 추경을 편성하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 2년 세수 결손 대응 때는 추경을 하지 않으려고 기금 여유 재원을 최대한 끌어 활용했던 것”이라며 “추경을 하면 국채 발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니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역대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 조달 방식. /국회 예산정책처
역대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 조달 방식. /국회 예산정책처

◇ “역대 16회 추경 중 지출 구조조정, 1분기에 한 적 없어”

‘추경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지출 구조조정’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산 정책 관련 전문가는 “’어떤 사정이 있어서 예산 집행이 어렵다’, ‘예산이 좀 많이 배정된 것 같다’ 하는 것들을 모아 깎는 것이 지출 구조조정인데, 이건 사업을 어느 정도 진행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도 예산안을 확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적극적인 지출 조정에 나서면 ‘예산을 애초 과도하게 편성한 거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추경의 재원 조달 방식을 보니, 1분기에 ‘지출 구조조정’ 카드가 동반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간 총 16회에 걸친 추경 중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조달한 경우는 4번에 불과하다. 그중 3번(2013년·2020년 2차·2022년 2차)이 2분기, 1번(2020년 3차)이 3분기에 이뤄졌다.

야당은 또 지출 구조조정이 가능하다며 ‘정부가 지출하지 않은 예산 규모가 30조원 이상’이라고 했는데, 잘못된 주장이다. ‘2024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결산상 불용액’(20조1000억원)에서 국세 수입과 자동 연동돼 차감되는 금액 등을 제외한 ‘사실상 불용액’은 9조3000억원이었다. 예비비 미집행 분(2조5000억원)을 제외하고 난 순수한 ‘사업비 불용액’은 6조8000억원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에 답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에 답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국채만이 거의 유일한 조달방식… 재정 건전 노력 ‘수포’

때문에 정부에서는 사실상 국채 발행만이 거의 유일한 재원 마련 방법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기금 같은 총수입 충당이 없다면, 국채 발행은 오롯이 총지출 증가로만 계상된다.

정부와 국회가 확정한 올해 예산상 관리재정수지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 계획은 각각 73조9000억원 적자, -2.8%다. 사상 처음으로 ‘재정 준칙’ 기준인 관리 수지 비율 ‘-3% 이내’를 지키겠다고 공언했지만, 5조원만 적자국채를 발행해도 이미 ‘-3%’에 다다라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됐다.

관리재정수지에 이번 추경 규모를 단순히 합산해 최악의 적자 규모를 가정한다면, 그 비율은 -4.1%가 된다. 정부는 재정 건전화의 지표가 되는 이 비율을 2022년 -5.4%에서 2023년 -3.9%, 2024년 -3.9%(예산) 등으로 줄여왔지만, 무작정 적자 국채를 대규모 발행하면 다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수준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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