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로 무안국제공항이 50일 넘게 폐쇄된 상태다. 무안공항 영업 재개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안공항 운영 주체인 한국공항공사가 공항 내 입점한 중소면세점에 ‘휴업 동의서’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핵심은 휴업 기간 중 기본 임대료만 면제한다는 것이다. 업무 지원을 위한 사무실·창고 등 부대시설 이용료는 별개로 부과돼 갈등이 일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오는 10월까지 폐쇄될 전망이다. 지난 2일 김영록 전남지사는 K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무안공항은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와 새 떼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하므로 10월까지는 문을 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공항공사는 입점 상업시설을 대상으로 휴업 동의서를 받고 있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무안공항 상업시설 휴업 동의서’에 따르면 휴업 기간은 지난달 25일부터 항공기 운항 재개일까지다.
한국공항공사에서 제시한 휴업 조건은 ▲항공기 운항이 재개할 때까지 기본 임대료는 부과하지 않지만 상업시설의 부속 업무시설(창고 등) 이용료는 정상 부과 ▲휴업 기간은 계약 기간에 포함하고 별도의 계약 기간 연장은 불가 ▲휴업 조건 위배 시 업체 귀책 사유로 계약 해지 가능 등이다.
무안공항 입점 상업시설 5곳(커피전문점·편의점·면세점·음식점·식당가) 중 해당 휴업 조건에 특히 고심이 깊어진 건 시티플러스 면세점이다. 시티플러스는 인천국제공항과 무안공항에서 중소면세점을 운영하는 업체다. 다른 상업시설들과 달리, 면세 업무 지원을 위해 직원들이 상주 중인 사무실과 판매 상품 보관을 위한 창고 등을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영업 재개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사무실과 창고를 무작정 뺄 수 없다는 점이다. ‘공항 영업 재개 시 즉시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라’는 공항 측의 지침 탓이다. 공항 폐쇄로 입출국객이 없어 주요 상품인 술·담배·홍삼 등을 전혀 팔지 못해 매출은 전무하지만, 매달 해당 시설 이용료만 부담하게 됐다. 특히 유통 기한이 정해진 상품인 만큼 창고에 보관 중인 상품을 팔지 못해서 발생하는 손해도 고스란히 해당 면세점이 안고 가야 한다.
면세점은 관세청 면세장(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를 통해 특허 여부를 심의·의결 받아 특허권을 따내거나 갱신해야 한다. 시티면세점도 2020년 4월 무안공항 입·출국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뒤 2022년부터 5년간 무안공항 입점 계약이 된 상태다. 시티면세점 관계자는 “통상 12월부터 3월까지의 매출이 1년 실적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데 불행한 사고로 폐점된 상황”이라고 했다. 아울러 시티면세점은 휴업 일수도 계약 기간에 포함된 상태라 휴업 일수만큼 계약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는 사무실·창고 등 업무 지원을 위한 공간 이용료 감면·면제 등을 내부 검토 중이지만, 휴업으로 인한 계약 기간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 폐쇄 선례와 법령 등을 검토한 후 변경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될 시 추후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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