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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살이 ⑸ 돌봄 노동자〈끝〉] 꺾이지 않는 ‘돌봄 의지’…꽁꽁 언 어르신 마음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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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소속 강화종합재가센터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이윤경씨. /사진제공=인천시사회서비스원
▲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소속 강화종합재가센터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이윤경씨. /사진제공=인천시사회서비스원

“어르신 저 왔어요.”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소속 강화종합재가센터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이윤경(55)씨가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 댁으로 들어선다.

바깥 추위 못지 않은 냉기에 보일러를 살펴보니 역시 멈춰있다. 전기세에 가스비 아낀다며 전기장판으로 겨울을 나고 계신다. 얼음장 같은 찬물로 설거지와 간단한 손빨래를 하고 나면 손은 빨갛다 못해 검붉어진다.

▲ 이윤경 요양보호사가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A씨와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사회서비스원
▲ 이윤경 요양보호사가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A씨와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사회서비스원

그럼에도 이 일을 지속하는 건 윤경씨를 기다리는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어르신은 윤경씨가 오는 시간만 손꼽아 기다린다.

A(88)씨는 “매일 누가 찾아오는 게 이렇게 좋은 일인 줄 몰랐다”며 “금요일 저녁부터 어서 월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린다”고 웃어보였다.

윤경씨를 기다리는 사람은 또 있다.

평일 오전 8시30분이면 일상돌봄서비스를 이용 중인 B(56)씨의 집으로 향한다.

“오늘은 기분이 어때요?”

인사를 건네며 표정을 살핀다. 눈을 마주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썩 괜찮은 날이다.

지난해 이맘 때 B씨는 고립된 1인 중장년 가구였다. 이유 모를 통증으로 10년 가까이 다른 사람과 교류가 없었다.

이윤경 요양보호사는 “지난해 9월 처음 여기 왔을 때 온갖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복용해서인지 축 늘어져 침대에만 누워계셨다.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며 “그가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 이윤경 요양보호사가 일상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B씨의 식사를 챙겨주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사회서비스원
▲ 이윤경 요양보호사가 일상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B씨의 식사를 챙겨주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사회서비스원
▲ 이윤경 요양보호사가 일상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B씨와 약국을 동행한 모습. /사진제공=인천시사회서비스원
▲ 이윤경 요양보호사가 일상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B씨와 약국을 동행한 모습. /사진제공=인천시사회서비스원

식사부터 영양 관리, 병원 동행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 관리다.

3개월마다 철분제 주사를 맞아야 하고, 3일마다 마약성 진통 패치를 교체해줘야 한다. 매달 정기 검진도 간다. 아침 투약 관리는 필수다. 그러다보면 근무 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처음보다 식사량도 늘었고 긴 대화도 한다. 이제 밖으로 나갈 용기도 생겼단다. 콩나물과 작은 화초를 키우며 봄이 오길 기다린다.

B씨는 “사람 만나는 일이 싫어 몇 년을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가 요양보호사님이 최선을 다해 돌봐주시는 모습에 마음이 조금씩 열렸다”며 “빨리 봄에 나들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윤경 요양보호사는 “일상 지원은 기본이고 마음을 살피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며 “강추위와 무더위에 의지가 꺾이기도 하지만 나를 믿고 달라지는 이용자들을 볼 때면 이겨낼 수 있다”고 전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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