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략기획특위 1차 세미나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 권영세(앞줄 오른쪽 세 번째부터) 비상대책위원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370/image-a38ded00-5764-480b-af8d-425a12a178b7.jpeg)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13일 국민의힘 전략기획특별위원회 1차 세미나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 “비상계엄은 잘못됐다”면서도 “2시간짜리 계엄이 대통령직을 박탈할 정도냐. 탄핵만은 막자”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강경 지지자들의 눈치를 살피며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는 선을 긋고 있다.
◇ “조기 대선은 없다”
보수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인 윤 대통령의 탄핵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냐”면서도 “결론은 탄핵만은 막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탄핵당한 정권과 당, 국민으로서의 자괴감을 겪어본 입장에서 절박한 마음”이라며 “탄핵 막아내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무슨 일을 못 하겠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12월 3일 비상계엄 선언은 잘못됐다”며 “이걸 인정하지 않고는 문제가 안 풀린다”고 했다. 계엄 선포로 인해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신인도가 떨어졌다며 “정치적 후진국에서 볼 수 있는 나라로 변질되게 한 게 첫 번째 잘못”이라고 했다.
김 전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그간 국민의힘의 주장과 다르지 않다.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됐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진영이 분열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며 “탄핵 만은 안 된다”는 것이다. ‘잘못은 인정한다’면서도 ‘당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이에 부합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과 대통령을 파면시키는 것 어느 쪽이 국익에 더 부합하냐”며 “국민의힘은 2시간짜리 계엄이 대통령직을 박탈할 정도로 심각하게 국가적으로 해를 끼쳤느냐는 것을 따져보고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기 위해 계엄군이 국회에 급파된 것과는 상관없이 ‘2시간’에 집중하며 계엄의 ‘잘못’을 축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장은 “현직 대통령의 체포와 구속이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를 향해 대통령 파면 시 국론이 분열될 것이라며 헌법재판관에게 “그 책임은 어떻게 감당하겠냐. 어떤 각오냐”고 했다.
탄핵 가결 직후 한동훈 지도부의 붕괴로 비대위 체제가 구성된 후 당의 전략을 맡은 ‘전략기획특위’의 첫 세미나는 ‘비상계엄 위헌성 축소’와 ‘윤 대통령 탄핵 반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조기 대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핵 인용’에 대한 언급은 극도로 피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략기획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정훈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370/image-c62ad671-84dc-4a75-93fb-aecf564966a4.jpeg)
전략기획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서 ‘탄핵 기각을 기대하겠지만 특위 위원장으로 전략을 준비한다면 탄핵 인용에도 대비해야 하지 않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대비하기 때문에 조기 대선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조기 대선을 준비한다, 만다라는 그 언급 자체, 그리고 그런 행위 자체가 지금으로서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탄핵 인용 시 윤 대통령을 비롯한 강성 지지층과의 관계 설정, 조기 대선판을 짜는 것에 대해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응수했다. 이어 “부족한 제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중요한 게 아니라 당원과 지지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라는 단어가 지금 국민의힘 내에서는 금기어”라며 “말은 못 하지만 준비는 조금씩 하고 있을 테지만 그 준비가 과연 유효하고 충분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지층이 탄핵 반대로 결집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조차 조기 대선을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야기하면 오히려 ‘배신자’로 몰리는 분위기라 당이라도 준비에 나서야 하는데 본격적으로 못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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