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젤렌스키와 연쇄통화…“우크라 종전 협상 즉시 개시 합의”

데일리안 2025.02.13 조회수

트럼프 “푸틴과 상호방문 포함 긴밀 협력”…푸틴 “분쟁 원인 제거”

트럼프 “젤렌스키, 푸틴처럼 평화원해”…젤렌스키 “의미 있는 대화”

14~16일 뮌헨안보회의서 우크라전 종식 시나리오 발표될 가능성

헤그세스 美국방, 우크라 나토 가입 및 全영토 수복에는 선 그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16일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 중재가 급진전을 보이고 있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전쟁 당사국 정상들과 잇따라 통화했다. 그는 이날 오전 이뤄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종전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고,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알렸다. 그는 “나는 막 푸틴과 길고도 고도로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에너지, 인공지능(AI), 달러의 위력, 그리고 다른 주제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으로 발생하는 수백만명의 죽음을 중단하기를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푸틴과 상호방문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종전을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협상을 이끌라고 지시했다”며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강력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두 정상이 거의 1시간 30분에 걸쳐 전화 통화했다고 확인했다. 미·러 정상이 직접 통화한 사실을 러시아 당국이 공식 확인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직전 조 바이든 전 미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2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상황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행위를 조속히 중단하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고, 푸틴 대통령은 분쟁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정상이 평화적인 협상을 통해 장기적인 해결을 이룰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일할 때가 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 중 하나를 지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을 포함해 접촉을 지속하기로 합의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초대하는 등 미국 관리들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푸틴 대통령은 통화 때 최근 성사된 양국 간 수감자 맞교환을 언급하기도 했다. 마약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 중이던 전 주러시아 미국대사관 직원 마크 포겔이 석방돼 전날 미국에 도착했고, 미국에 수감 중인 러시아인 한 명도 풀려날 예정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자산 거래소 BTC-e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드르 빈니크가 석방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9월27일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공화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나 대화하고 있다. ⓒ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마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가 끝난 뒤 이번 통화에 대해 “아주 잘 진행됐다“며 그(젤렌스키)는 푸틴처럼 평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14∼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 회의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되길 바란다”며 “이제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때가 됐다”고 밝혔다.

뮌헨안보회의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는데,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시나리오가 발표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평화를 달성할 기회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했고, 팀 차원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을 방문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 방위 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유럽·우크라를 향해 “허황된 목표를 버리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14년(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해) 이전의 영토 구획으로 돌아가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전 협상의 ‘현실적 결과물’이라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종전 후 우크라이나 안전을 위한 군대 주둔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미군이 파병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