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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 블록 경쟁, 재앙 부를 만큼 민감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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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무역 질서를 분열시키려 하고 있으며, 그 주된 목표는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제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에 안보 위협을 가하지 않지만, 미국 정부는 대등한 경쟁자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미국 컬럼비아대 지속가능발전센터 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국의 행동에는 두 가지 큰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두 가지 위험은 미국의 동맹 중심 블록 정치가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과 이것이 군사 동맹으로 강화되어 미·중 간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그는 “미국의 안보 체계는 작은 충돌에도 전쟁으로 이어질 만큼 민감하다”며 “이는 전 세계에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학·석·박사, 전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이사, 전 유엔 사무총장 특별자문관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학·석·박사, 전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이사, 전 유엔 사무총장 특별자문관

블록 정치란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국가가 블록을 형성해, 서로 배타적인 정치 태도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특히 경제 블록화란 여러 국가가 경제적 이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적 또는 다자간 협력 체제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블록 내 국가끼리는 더 긴밀해지는 반면, 블록 간 경쟁이 심화한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제프리 삭스 소장은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이자 정책 연구자다. 주로 지속 가능한 개발, 빈곤 퇴치, 국제 경제정책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특히 글로벌 경제 블록화에 대한 시각이 비판적이다. 국가 간 협력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심각한 블록화가 불평등을 심화하거나 지정학적인 긴장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글로벌 경제를 분열시키고 있으며, 양극화된 경제 블록화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속하는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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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대국 간에는 어떤 경쟁이 있었나. 현재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냉전 시대에는 미국 주도의 동맹과 소련 주도의 동맹 간 경쟁이 있었다. 이 경쟁은 국유 경제와 시장경제 간 이념 대결로 포장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통적인 강대국 간 경쟁이었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은 미국의 이념적 경쟁국이 아니다. 중국은 고유한 중국식 통치 모델을 다른 나라에 전파하려 하지 않는다. 문제는 미국이 모든 지역에서 최상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데 있다. 이러한 미국의 자신감이 오히려 세계를 더 큰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이 주도한 경제 협력체와 중국·아세안 주도의 경제 협력체가 있다. 이들은 무엇이 다른가.

“미국 주도로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1)와 중국, 아세안 주도로 생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2)은 둘 다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제 협력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구성과 목적, 협정 방식 등에서 아주 다르다. 이 두 협정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주요 경제 강국의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등장했으며, 아·태 지역 경제 질서 재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RCEP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15개 회원국의 시장 접근을 촉진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반면 IPEF는 미국의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FTA가 아니며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신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고려할 때, IPEF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IPEF와 RCEP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기회와 도전에 놓여 있는가.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은.

“한국은 미국을 따라 중국과 적대적인 관계로 들어서는 것을 피해야 한다. 미국이 조장하는 한국 내 반중 정서는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이다. 중국은 당연히 한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가 돼야 하며, 장기적으로 한국에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동북아시아의 주요 국가인 중국, 일본, 한국은 미국이 이들 사이를 갈라놓지 않도록 경계하고,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제조업 허브로서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IPEF가 공급망 회복력을 강조하는 가운데, 반도체 및 배터리 같은 주요 산업에서 미·중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나.

“미국은 중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과 미국 동맹국 간 무역 관계를 단절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한국이 미국 정책에 따라 중국과 무역을 단절하게 되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 한국은 이러한 상황을 막으려면 미국에 진정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노력에 대해 중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중국은 RCEP, 브릭스(BRICS),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등 강력한 동맹을 구축하며 대응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는 중국과 무역을 원하고 있으며, 중국은 전기차, 재생에너지, 장거리 전력 전송, 5G(5세대) 등 중요한 기술의 저비용 공급자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전략을 지지하면서도 독자적인 경제 이익을 보호하려 한다. 이러한 이중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보는가.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중국과 관계에서 더욱 대립적인 입장으로 이끌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이나 일본에 실질적인 해를 가한 적이 있었는가. 일본의 반중 정서는 대부분 미국 영향을 받은 것으로, 과거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던 역사를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다. 현재와 미래에 중국, 한국, 일본 간 갈등이 발생할 이유는 없다. 세 나라가 협력한다면, 동아시아는 급격하게 번영할 것이며, 이는 전 세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용어 설명

* 1) 경제프레임워크(IPEF·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2022년 5월 미국이 주도해 출범한 경제 협력체.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 번영과 공급망 강화, 디지털 경제, 친환경 경제 전환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기존 전통적인 FTA와는 달리, 관세 철폐와 시장 개방을 주요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경제 규범 강화와 협력 확대에 중점을 둔다.

* 2)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아세안 10개국과 중국,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FTA. 2020년 11월 15일 협정이 체결돼, 2022년 1월 1일 발효됐다. 이 협정은 상품·서비스 무역, 투자,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역 자유화와 경제협력 확대를 목표로 한다.

※ 이 기사는 월간 ‘통상’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에서 ‘월간 통상’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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