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L과 하이센스 등 가격 경쟁력 앞세운 중국산 TV의 거센 추격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비중을 높이며 돌파구를 찾는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누적 세계 TV 시장(매출 기준)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시장 점유율 28.71%와 16.54%를 기록하며 1·2위에 올랐다. 3·4위인 중국 TCL과 하이센스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26%, 9.75%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중국 기업은 초대형 LCD TV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은 물론 한국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비슷한 품질이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가능하다는 점이 이들 기업의 강점이다.
최근 수년간 국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중화권 기업이 LCD 패널 공급망 대부분을 손에 쥔 것이 결정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향후 LCD 공급 협상에서 중국 기업 대비 열위한 지위를 가질 수밖에 없다. TV가 커질수록 완제품 생산 원가에서 TCL과 하이센스가 유리한 이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기업이 진입하지 않은 OLED TV 판매 비중을 최대한 확대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저렴한 LCD 기반 TV 매출 감소를 프리미엄급인 OLED TV 판매로 메울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를 상징하는 주력 TV는 여전히 미니 LED TV인 ‘네오 QLED 8K’다.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고 외국어 콘텐츠 자막을 실시간 번역하는 등 인공지능(AI) 기능을 고도화 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다만 삼성전자는 최근 OLED TV 역시 주력 프리미엄 제품 중 하나로서 위상을 키워가고 있다. 삼성 OLED TV는 지난해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고 올해 역시 판매량 증대가 예상된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 OLED TV 시장에서 점유율 4%에 불과했지만 2024년 3분기 누적 27.3%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기존 55·65·77인치 OLED TV에 이어 지난해 83인치까지 라인업을 넓혔다. 12일에는 ‘AI 스마트 홈’ 기능을 탑재한 55인치 OLED TV 신제품을 출시했다.
노경래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부사장은 1월 31일 2024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5년 TV 시장은 QLED와 OLED 등 고부가 제품군 성장 트렌드가 지속하고 주요 성장 시장 중심으로 하반기 수요가 회복되며 연간 TV 시장은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레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과 초대형에 집중하는 시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4년 3분기 누적 LG전자의 TV 매출 가운데 최상위 라인업인 올레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1%쯤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올레드 TV를 출시한 후 10년 만인 2022년에 누적 출하량 1500만대를 달성했다. 2024년 3분기에는 2000만대를 돌파했다. 2024년 3분기 누적 LG전자의 OLED TV 점유율은 49.1%로 압도적 1위다. 42인치부터 97인치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강점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에 가장 진화한 TV 기술을 집약한 제품도 내놨다. 77인치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세계 최초의 무선∙투명 TV로 글로벌 주요 시장에 출시했다.
LG전자는 1월 23일 2024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TV 시장 수요는 상반기 전년비 소폭 감소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점진적 회복 통해 2024년과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며 “OLED TV, QNED를 포함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지속 확대하고 진보한 AI 기능으로 차별화 고객 경험을 제공하여 매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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