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국을 제치고 선박 수주 실적 세계 1위를 기록한 K-조선업계에 또 다시 낭보가 날아 들었다.
미국 의회가 자국 해군 함정 건조를 한국과 같은 동맹국에 맡기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
때문에 호황을 맞은 한국 조선업계가 최대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따르면 마이크 리(공화·유타)와 존 커티스(공화·유타) 상원의원은 지난 5일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인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 해안 경비대 준비 태세 보장법을 발의했다.
두 법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나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 있는 조선소에 미군 해군 함정 건조를 맡길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기존 법안들은 외국 조선소에 미국 군함 건조를 맡기는 것을 금지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미국 해군이 최소 355척의 군함을 필요로 하지만, 현재 291척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 전력을 확대하는 중국 등 적대국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미국 함정 건조를 맡을 해외 조선소가 중국 혹은 중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에 의해 소유되거나 운영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문제는 미국 조선업계에 미 해군이 원하는 함정을 원하는 속도에 건조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는 점이다.
대안으로 동맹국이자 뛰어난 군함 건조실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계가 거론되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군력 강화를 외치고 있고, 미국 의회 내부에서도 중국과 해상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조선 강국이자 동맹인 한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수상함, 잠수함 등 국내 군함 건조 이력을 축적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현재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두고도 있는 만큼 미 해군의 군함 발주가 본격화할 경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향후 30년간 1600조원을 투입해 함정을 신규 건조할 계획이다. 연간 20조원 규모의 함정 MRO(보수·수리·정비) 사업도 있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만큼 가장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은 관계자는 “함정 MRO, 군함 건조 등 특수선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 의회에서 해군 함정 건조를 동맹에 맡기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은 회사 입장에서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에는 법안들이 함정 건조 장소를 미국 내로 제한하지 않는 만큼 HD현대중공업에도 기회가 주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외 지역에서 동맹국들이 함정 건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기대가 크다”며 “HD현대중공업은 성능·비용·납기 측면에서 미국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실적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함정 건조 실적만 살펴보면 수상함은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을 앞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102척의 수상함을 건조했다.
하지만 잠수함은 한화오션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23척의 수주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화오션은 잠수함 분야에서 장보고-Ⅰ·Ⅱ·Ⅲ를 모두 수주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군함 수출 실적은 HD현대중공업이 1987년 뉴질랜드 군수지원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4척의 함정을 수출했다. 국내 업체 중 가장 많다. 또 필리핀으로부터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 해군 수상함을 수주하기도 했다.
한화오션도 만만치 않은 수출실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1998년부터 방글라데시·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영국·노르웨이·태국 등 6개국에 호위함·훈련함·군수지원함·잠수함 등 총 12척을 수출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에 잠수함 6척을 수출했다. 국내 유일한 잠수함 수출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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