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 대해 총공세에 나섰다. 40여 분의 연설 동안 ‘야당 탓’만 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성장·회복의 길을 갈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권 원내대표의 연설 하루 전 이재명 대표가 ‘회복·성장’을 중점에 두고 연설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권 원내대표의 발언을 부각하며 자당의 ‘성장·회복’ 기조를 언급한 것은 ‘미래를 생각하는 수권 정당 이미지’를 강조해 중도층의 표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대여 공세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겠다는 계산도 함께 깔린 것으로 보인다.
◇ 권성동 연설 때리며 ‘성장·회복’ 강조
1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전날(11일) 진행된 권 원내대표의 연설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표도 권 원내대표와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데 발언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 대표는 “원내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끝나고 보니까 국민의힘이 여당인지 야당인지, ‘산당(山黨)’인지 잘 구분이 안 됐다”며 “국정에 관심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야당을 헐뜯을까’, ‘어떻게 하면 야당을 거짓말해서라도 공격할까’라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최고위 회의가 끝날 무렵 추가 발언을 자처해 권 원내대표를 재차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가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정통보수 정당’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분이 한자 공부를 안 했거나 단어 능력이 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의힘은 우리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와 질서를 나타내는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며 “이것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고 파괴자다. 보수도 아니면서 보수를 참칭하고 있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권 원내대표가 40여 분의 연설 동안 이 대표를 18번·민주당을 44번을 언급하며 야당 비판에 집중한 점을 두고 공세를 퍼부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민주화 이후에 여당 대표가 국회 대표 연설 내내 야당과 야당 대표만 목 놓아 비난한 것도 처음이었다”며 “권 (원내)대표의 대표 연설은 ‘남 탓’만 하다가 친위쿠데타를 벌인 윤석열의 ‘남 탓 DNA’가 국힘의 정체성으로 확립됐음을 보여 준 보수 여당의 장송곡이었다”고 쏘아붙였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계엄은 이 대표와 민주당 때문’이라는 망상에 빠진 권 (원내)대표의 치료가 시급하다”고 했고, 이언주 최고위원도 “대표 연설인데 비전은 없고 상대 당 비방으로 점철됐다”며 “들을 만한 내용이 없어서 헛웃음만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권 원내대표 비판과 함께 이 대표가 지난 10일 연설에서 중점을 둔 ‘회복·성장’을 강조하는 발언도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시대가 원하는 민주주의와 성장·회복의 길을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대표의 연설과 권 원내대표의 연설을 비교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는데, 이러한 의도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발언도 나왔다. 황정아 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민주당)은 성장과 회복을 통해서 미래 비전을 제시한 데 반해 국민의힘은 ‘야당 탓’으로 정치 공세에 골몰하고 오로지 이 대표 네거티브에 당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교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연설 메시지를 실행에 옮기는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AI(인공지능) 진흥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대표가 특위 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이다. 또한 회복·성장위원회 발족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AI 진흥특위에 대해 “(AI) 연구 기반이 너무 부족하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AI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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