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라면업계의 대표주자 농심과 삼양식품의 지난해 실적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삼양식품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이다. 반면, 농심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두 회사의 실적은 공략시장의 차이가 갈랐다.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7%에 달할 정도로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삼양식품의 경우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농심의 경우 내수시장 불경기와 판매촉진비 등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농심의 해외매출 비중은 37% 수준이다.
12일 농심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631억원으로 전년보다 2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3조4387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당기순이익은 1576억원으로 전년보다 8.1%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내수시장 소비 둔화로 인한 판매 촉진비 부담 확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의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지난 5일 발표한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이 1조7300억원, 영업이익은 3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와 133%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3년 삼양식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929억원과 1468억원이다.
이는 삼양식품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2022년 90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불과 2년 만에 약 4배가 됐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호실적의 이유로 ‘불닭볶음면’을 꼽았다. 불닭볶음면은 북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불닭볶음면은 미국 유명 래퍼 카디비가 크림소스맛을 가미한 ‘까르보불닭’ 시식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올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해당 동영상 조회수는 한 달 만에 3200만회를 넘어섰다.
북미시장에서 ‘불닭’ 품절 사태가 이어지자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3월 ‘까르보불닭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행운을 빌어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와 관련해 “2024년 10월부터 삼양식품 제품이 월마트 메인 매대로 진열되고, 신규 메인스트림 채널에도 입점하기 시작하면서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KB증권은 “올해 5월 밀양2공장이 완공되고 7월부터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북미와 유럽 매출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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