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전세계 철강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하면서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의 미국 외 시장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
국내 철강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국내 철강업계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로 중국산 제품이 한국시장에도 대거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4-0185/image-e40d4707-41bf-4c88-a6be-70ea01cc16d9.jpeg)
실제 최근 국내 건설 경기 등이 부진하면서 철강 수요가 위축됐지만, 중국산 제품이 국산 제품의 국내 수요를 대체하면서 저가 중국산 제품의 국내 수입량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중국 철강 수입은 2020년 66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03억7000만달러로 55.5% 증가했다. 한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은 2021∼2024년 4년 연속으로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후판 수요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800만t이 깨져 780만t가량으로 집계됐다”며 “후판을 비롯해 국내 수요량은 점점 줄어드는데 중국산 수입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때문에 국내 철강 업계에는 국내 시장을 위협하는 중국산 저가 공세에 대해 우리정부가 나서 반덤핑 조치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포스코에 이어 국내 2위 철강 업체인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를 했다. 무역위도 같은 해 10월 반덤핑 조사 개시에 들어갔다.
철강업계에는 당초 다음 달께 후판 반덤핑 예비판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각종 관세 조치 때문에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대제철은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반덤핑 제소를 한 상태다. 열연강판 조사 개시 여부는 다음 달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현대제철은 건설용 자재로 사용되는 중국산 H형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연장 심사를 내년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중국산 H형강의 경우 반덤핑 피해가 인정된 상황이다. 중국산 H형강의 경우 2016년부터 연간 58만t까지는 무관세로 수입되지만,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32.7%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대해서는 지난달 무역위가 덤핑 수입으로 국내 산업 피해가 존재한다고 보고, 21.62%의 잠정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용광로. /포스코](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4-0185/image-feff9169-0bf9-40e6-84bb-b3e431d9f99a.jpeg)
정부도 국내 철강업계의 반덤핑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정부는 반덤핑 관세가 보호무역주의 조치로 간주할 수 있고, 민감한 외교적 사안까지 얽혀 있어 규제를 자제했다.
산업부 무역위 한 관계자는 “미국 신행정부에서 관세장벽을 많이 올리다보니 글로벌 무역장벽이 두터워져 한국으로 밀어내기 수출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저가 덤핑 수입품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허용하지 않는 불공정 무역행위이기 때문에 (업계의) 조사 신청이 들어오면 정부가 엄정한 절차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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