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 잠재 부실 여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불경기가 이어질 경우 금융권 부실채권이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연합뉴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4-0185/image-dd12d09c-77c6-4b98-9ccd-dfce5a7c8a15.jpeg)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요주의(Precautionary) 여신은 총 7조111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23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4대 은행 전체 여신 중 요주의 여신 비중도 2024년 말 0.49%를 기록, 전년 말(0.47%)보다 0.02%p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은행 여신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되며 이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부실채권(NPL)으로 분류한다.
요주의 여신은 부실화 직전 단계 채권으로 통상 1~90일 동안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잠재 부실 채권을 의미한다.
하나은행 요주의 여신은 2023년 말 2조460억원에서 작년 말 2조4740억원으로 20.9% 급증, 총액과 증가율 모두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조3310억원에서 1조5070억원으로 13.2% 불어났고 우리은행은 1조4960억원에서 1조6890억원으로 13%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1조4190억원에서 1조4440억원으로 1.8% 증가,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낮았다.
한편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총 3조9490억원으로, 전년 말(3조3860억원)보다 5630억원 늘었으며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27%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1조1550억원에서 1조2950억원으로 11.3%, 신한은행은 7870억원에서 8620억원으로 9.5%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8780억원에서 1조200억원으로 16.2%, 우리은행은 5660억원에서 7810억원으로 38% 각각 늘었다.
![](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4-0185/image-dac1506a-26c3-424a-a305-70cfece7d4e8.jpeg)
요주의 여신은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기면 고정이하로 분류되는데 향후 차주 사정에 따라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주요 은행의 잠재 부실여신이 급증한 것은 경기 악화로 빚을 갚기 어려워진 한계 차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내수부진에 따른 기업 경영 악화도 채권 부실화를 가속화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일반보증 대위변제액은 2조3997억원 순증하며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대위변제는 소상공인 등이 은행에 대출을 갚지 못할 때 보증 주체가 대출을 대신 변제하는 것을 말한다.
또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 채권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있는 채권까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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