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건설경기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SOC 예산을 추경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언급이 나왔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SOC 예산 집행이 총예산 집행률에도 못 미치는 등 장애물이 있어 이를 위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사진은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픽사베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370/image-0f917b56-1adb-4e29-8e38-422d65b64f1a.jpeg)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선 공공 SOC 투자의 확대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SOC 예산 집행률은 67.3%에 불과해 예타 조사 기간 축소 등을 통해 신속한 예산 조기 집행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왔다.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브리프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건산연은 브리프를 통해 SOC 예산 집행률은 67.3%에 불과하지만 전체 정부 총예산 집행률은 77.1에 달하며, 사회복지 분야는 117.4%, 산업중소기업 및 에너지 분야는 71.5%에 달하는 등 타 분야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 지난해 한국경제 2.0% 성장… 경제성장률, 건설업 부진이 약 0.4%p 낮춰
한국은행의 ‘2024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의 GDP(국내총생산)는 1.2% 성장에 그쳤다. 1분기에 3.3%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했으며 결과적으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2.0% 증가에 그쳤다.
이는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대부분의 경제기관들이 전망한 수치보다 낮은 결괏값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2.4% KDI는 11월 2.2% 국회예산정책처는 2.4%로 전망한 바 있다.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이유로 위축된 건설투자가 꼽혔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경제성장률을 0.4%p(퍼센트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해 양호한 출발을 시작했다. 다만 2분기에 0.5% 감소했으며, 3분기엔 5.7%, 4분기엔 5.5% 감소했다.
공종별로 건설투자 증감을 따져보면 주거용, 비거주용을 포함한 건축 투자가 2분기와 3분기를 걸쳐 감소했고, 4분기에도 침체가 계속됐다. 이 와중 양호했던 토목 투자도 4분기에 전년도 대비 6.6% 하락하면서 6분기 만에 다시 감소했다.
◇ 올해도 나쁠 것으로 전망된 건설업… SOC가 돌파구?
건산연 측은 지난 2022년 하반기 건설투자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고, 2023년 짧은 호황기를 거쳐 지난해 하반기 본격 침체 국면에 진입했으며, 올해도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2년부터 2023년 건설투자가 확장된 점은 지난 2020년 전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해 착공한 아파트 공사 물량의 마감이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증가해 건설기업의 매출이 증가한 것이라고 건산연 측은 설명했다. 문제는 2021년 이후 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하고,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추가 수요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이 지난해 상반기에 후퇴기로 돌아서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침체기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종합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641건으로 19년래 최대치다. 통계청의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 수도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해 3년 7개월 최저치인 201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함./ 픽사베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370/image-3739ba49-f090-486a-a8c8-9d2f13aef0fa.jpeg)
특히 2023년 건축착공면적은 지난 2009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며, 2008년과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동안 건축착공이 위축된 이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건설투자가 위축된 바 있다. 이 같은 되풀이는 2024년 시작된 침체를 시작으로 올해에도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건산연 측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한국은행과 KDI 측도 지난해 11월 올해 GDP 성장을 각각 2.0%와 1.9%로 전망했으며, 두 기관 모두 건설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3%,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리포트를 통해 “정부는 주택 수요 진작을 위한 정책과 하반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론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했으며, 미분양의 75%가 지방에 쏠려있어 지방경기침체 해결과 수요 진작을 위해 강력한 세제 혜택과 대출완화책 마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증가한 건설공사 비용 등을 감안하고, 하반기 건설경기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내수 부양을 위해 추경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편성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예산 집행률 낮은 SOC… 예타 조사기간 축소 등 조기 발주 도모해야
문제는 SOC 예산 집행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이다. 건산연 측이 기획재정부의 열린재정 월별 지출집행상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월부터 6월까지) SOC 예산 집행률은 67.3%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 총예산 집행률 77.1%와 비교해도 적은 비율이며, 동 기간 사회복지 분야 117,4% 산업중소기업 및 에너지 분야 71.5%와 비교했을 때도 적은 비율이다. 심지어 사회복지 분야는 11월 말을 기준으로 222.8% 비율을 달성했다. SOC는 11월을 기준으로도 82.9%에 그쳤다.
이 같은 사정을 아는 듯 정부는 지난해 12월 올해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75%를 집행해 부양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건산연 측은 건설경기 위축 상황 속 상반기 재정집행 70% 달성을 위한 사업별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건산연 측은 “건설경기가 위축하는 상황에서 공공 SOC 투자는 건설시장 유동성 공급 효과를 가질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대비와 더불어 경기 선순환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트리거(trigger)로서 작용한다”며 “재정투자의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의 조기 집행은 단기적으로 시중에 유동성 공급 확대 효과를 가져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건설경기와 직접 연관된 SOC 예산의 집행이 67.3%에 불과하고, 올해 대부분의 단위산업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 올해 상반기 예산 집행 70% 달성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리포트를 작성한 엄근용 연구위원은 “매년 조기 집행이 필요한 시기에 수의계약 적용기준 완화, 입찰보증금 인하, 지급 기한 단축 등 ‘국가계약법’ 시행령 특례를 적용해 추진하고 있으나, SOC 분야엔 제한적으로 단위사업별 점검과 더불어 예타 조사 기간 축소, 민자적격성 조사 기간 단축 등과 같은 사전조사 기간의 단축을 통한 조기 발주 도모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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