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10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을 권고하는 내용의 안건 상정할 예정인 가운데, 시위대가 건물 안 로비로 몰려들어 점거했다.
인권위는 이날 오후 3시 제2차 전원위원회에서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은 이 안건이 상정되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13일이 안건을 상정했다가 철회했고, 지난 달 20일 다시 상정하려다가 당일에 취소했다.
인권위가 입주해 있는 서울 중구 나라키움 저동빌딩에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100여 명이 로비 앞에서 사람들의 통행을 막고 있다. 이들은 ‘방어권 불구속수사 권고하라’ ‘대통령 인권보장’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현장에 있는 취재진을 향해서는 “공정보도”를 외쳤다.
시위대는 인권위 정문 앞에서도 집회를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부정선거 검증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인권 보장” 등의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인권위가 있는 이 건물 14층에 집결해 전원위원회 회의실 진입을 시도하며 직원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경찰이 출동해 해산을 시도했으나 이들은 오후 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통제하겠다며 14층 엘리베이터 앞을 막아 섰다.
인권위 측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이동해달라고 부탁하자, 건물 내 인권도서관과 로비, 지하 1층 등으로 흩어졌다. 안건 상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한 민주노총 등 단체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이들은 오후에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시위대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자 진입을 막기도 했다.
인권위는 이날 전원위원회를 공개 회의로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방청 신청을 받았다. 방청 신청은 지난 5일 마감되었으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건물 내부로 진입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미국 영화 캐릭터인 ‘캡틴 아메리카’ 옷을 입고 인권위 회의실이 있는 14층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사람들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난하는 말을 해보라고 하고 있다면서 “사상 검증 중”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2시50분쯤 인권위 건물 안으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들어갔다며 욕설을 했으나, “아직 안 왔다”는 말이 나오자 잠잠해졌다. 건물 관리사무소는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집회 참가자 여러분은 안전을 위해 질서를 유지해달라”는 안내방송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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