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영덕 기자]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조기대선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계가 움직이고 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몸값을 높이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연일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대상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 대표 흔들기라는 내부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연일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친명계 인사들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임 전 실장은 9일 “(이재명) 대표 옆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이 한 표도 더 벌어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을 겨냥해 이같이 비판했다. 최근 당내에서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의 갈등 조짐이 노출된 가운데, ‘민주당이 이재명 일극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기존 비명계 주장에 거듭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임 전 실장은 친명계를 향해 “당은 비판과 공론으로 떠들썩한 게 좋다. 김경수·김동연·김부겸 모두 나서달라고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인격적 공격을 해선 안 된다”며 “갈라치고 비아냥대며 왜 애써 좁은 길을 가려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말로만 하지 말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민주당의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 대표를 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지난 2022년 대선 패배와 관련한 언급도 내놨다. 임 전 실장은 “지난 대선 때도 빨간불이 깜빡이는 데 앞만 보고 갔다”며 “언론과 여론조사가 지속해서 경고음을 보냈지만 무시했다. 당내 역량을 통합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밀어내기 바빴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민주당에 복당한 지난 7일 부산을 찾아 정권 교체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이 상태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또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같은 날 광주에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힘은 다양성과 포용성”이라고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으며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 대표의 중도층 공략을 위한 ‘우클릭’ 행보를 정면으로 겨냥해 최근 “우리(민주당)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감정이 격화되자 이재명 대표는 “총구는 밖으로 향해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연일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친명계 최민희 의원은 임 전 실장을 겨냥해 “자당(自黨) 흔들기로 언론을 타는 것은 정치인이 망하기 시작하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과 다르다면 ‘흔들기’가 아닌 ‘넘기’를 보여달라”며 “새로운 리더가 되고 싶다면 이 대표를 공격할 게 아니라 주권자가 원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강경 발언도 이어지면서 갈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5일 유튜브에서 임종석 전 실장에게는 “다른 직업을 모색해 보는 것이 좋다. 정치가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를 두고 비명계인 고민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는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망하는 길로 가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또 “국회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것은 이 대표이고, 때로는 비판할 수도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그러나 비판하기만 하면 ‘수박’이라는 멸시와 조롱을 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등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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