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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 35년, 우리 통일 길, 그리고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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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 핵심에 대한 이해와 응용 중요

한반도 통일에서도 주역은 북한 주민

윤석열 “북한 주민 변화를 통한 북한 변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0월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0월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올해는 독일 통일 35주년이다. 필자의 통일 길 36년째다. 통일 11개월 전, 베를린 장벽 붕괴를 현장에서 체험하고 통일을 가슴으로 안았다.

그간 연구·강의·토론의 태반 주제가 독일 통일이었다.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부닥치는, 제기되는 질문 아니 반발이 있다.

독일과 한반도는 다르다, 우리와 서독이 다르고 북한은 동독과 너무 다르다, 독일식 통일이 우리에게 적용될 수 없다, 우리의 통일방안과 정책이 서독과는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머쓱해지는 순간이다.

일단 맞는 말이다. 역사·정치·사회·문화적으로, 이에 더해 분단 배경, 분단 이후의 관계 전개 등에서 한반도와 독일 간에는 참으로 차이가 크다. 특히 민족 간 전쟁의 유무, 갈등·대립·도발의 깊이·넓이에는 다름이 확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움이 인다. 독일 통일이 우리가 모범으로 삼아야 할 유일한 역사적 사례라는 사실 때문이다.

전제는 “대한민국 헌법을 존중한다면”이다. 헌법 4조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명시하고 있고, 독일 통일이 바로 그렇게 이루어졌다.

첫째, 독일 통일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하나가 된 ‘대한민국 헌법적 통일’이다.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적(free and democratic) 기본질서’와 마찬가지로 서독 헌법(이른바 ‘기본법’)은 국가의 근간을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freiheitliche demokratische Grundordnung)’로 명시하고 있고, 동독이 서독 기본법에 의거하여 기본법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다.

둘째, 독일 통일은 ‘평화적 합의’로 하나가 된 ‘대한민국 헌법적 통일’이다. 동독 주민의 체제 변화(개혁·개방) 요구로 동독 당국은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을 열 수밖에 없었다. 1990년 3월 18일 동독 40년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실시된 ‘자유총선거’에서 동독 주민의 압도적 다수가 서독과의 조속한 통일에 찬성표를 던져 민족통일에 대한 ‘민족자결권’을 행사했다. 이후 구성된 동독의 마지막 정부가 7개월간 서독과 통일협상을 벌여 1990년 10월 3일 마침내 서독과 하나가 되었다. 모든 과정이 평화적으로 진행되었다.

한반도와 독일이, 남북한과 동서독이 크게 다름은 사실이지만, 헌법에 따라 자유민주적 평화통일을 정말로 원한다면, 독일 통일 방식이 그 해답의 준거 틀이다.

베를린을 동서로 갈랐던 장벽은 이제 통일 과정과 평화 염원을 표현하는 화폭이 된 ‘East Side Gallery’다. 장벽이 열리자 봇물 터지듯 자유를 향한 동독인의 물결에 선 필자. ⓒ 사진=송기웅
베를린을 동서로 갈랐던 장벽은 이제 통일 과정과 평화 염원을 표현하는 화폭이 된 ‘East Side Gallery’다. 장벽이 열리자 봇물 터지듯 자유를 향한 동독인의 물결에 선 필자. ⓒ 사진=송기웅

이를 받아들인다면, 이제 독일 통일의 핵심에 대한 이해와 응용이 중요하다. 독일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이 통일의 외형을 이루었다면, 그 과정에서 통일의 주역은 동독 주민이었다는 사실이다.

서독에 훨씬 더 많은 자유와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있음을 동독 주민이 보고 듣고 느끼도록 한 것은 서독의 역할이자 성과다. 그러나 무엇이 좋고 옳음을 아는 것과 그것을 ‘자신화(自身化)’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결단하여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서독이 깔아놓은 통일의 주단 길을 동독 주민이 당당하게 걸어왔다. 동독 주민이 통일을 쟁취했다. 동독과 동독 주민을 서독이 흡수해 통일한 것이 아니다. 동독 주민이 자신의 선택으로 서독을 받아들여 통일을 이룬 것이다.

서독이 한 일을 ‘통일 준비’라 한다면, ‘통일’은 동독 주민이 이룬 것이다. 독일 통일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크고 귀중한 시사점이다.

한반도 통일에서도 주역은 북한 주민이다, 이어야 한다. 주체사상이 아니고 김가(家)의 독재체제가 아니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북한 주민이 우리 체제, 우리 사회를 자유·민주주의·인권·복지를 누릴 수 있는 자신의 지향체제로 인식하고 결단하여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북한 주민이 동독 주민과 마찬가지로 우리와 함께하려는 민족자결권을 보여야 한다. 그 외 다른 길은 없다. 그러할 때 어떤 외세의 반대 명분도 사라진다.

우리의 역할은 통일 준비다. 3중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첫째, 대한민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과 복지가 성숙한 국가로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둘째, 그런 대한민국을 북한 주민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북한 주민과 함께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북한 주민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선진 민주국가로 만들어가면서, 동시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북한 주민에 다가가는 것이다.

이런 숙고에서 우리 통일정책·대북정책의 대원칙을 “북한 주민 변화를 통한 북한 변화”로 정립해야 한다.

대북정책의 목표는 대한민국을, 북한 주민과 함께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아는 북한 주민이 한 사람이라도 더 많게 만드는 것에 두어야 한다.

통일정책의 목표는 대한민국과 우리와 함께하려 결단하는 북한 주민이 한 사람이라도 더 많게 만드는 것에 두어야 한다.

우리가 이러한 통일 준비에 힘을 더할수록 북한 주민의 결단과 행동의 시기는 앞당겨질 것이다.

우리 헌법이 제시한 통일 길, 독일 통일이 실증한 통일 길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따라야 할 통일 길이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윤석열만큼 이 통일 길을 명확히 밝힌 지도자가 없었다. “북한 주민 변화를 통한 북한 변화”에 입각한 통일 의지를 펼친 대통령이 없었다.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한 민족 한 동포이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통일은 남북한 주민의 결단과 합의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전제로 북한 주민이 바깥세상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밝혔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입각한 평화통일을 대한민국의 남북한 국민 앞에 명확히 서약한 것은 물론이고, 2023년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이 ‘자유·평화·통일’, 즉 우리식 통일방안을 지지하고 공식 합의·선언하도록 이끌었다.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더라고 폭력적 수단은 정당화될 수 없다. 야당이 아무리 국정 혼란을 초래해도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교묘히 활용·이용하는 법적 테두리 내의 행태들이다. 계엄 대상은 아니다.

그런데도 윤석열의 통일관과 통일·대북정책은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것이며, 대한민국 지도자라면, 대한민국 헌법적 절차에 따라 취임 선서해야 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 계승되어야 한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에 입각한 독일의 평화통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다시 각오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

글/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전 통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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