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폴드(Trifold)’ 스마트폰을 하반기 공개할 전망이다. 세계 최초 트리폴드폰 타이틀은 지난해 9월 중국 화웨이가 가져갔으나 삼성전자는 트리폴드 스마트폰의 완성도 면에서 ‘폴더블폰 원조’로서의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폴드폰을 통해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 주도권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1월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갤럭시 기기 로드맵을 설명하면서 트리폴드폰을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트리폴드폰을 개발한다는 소문은 오랫동안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공개로 제품 개발이 공식 확인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멀티모달 인공지능(AI)은 기기 간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그 기기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멀티 폴드와 같은 새 폼팩터, 그리고 XR 기기”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월 31일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폼팩터 최적화, 라인업 강화로 신규 폴더블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시장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전자의 첫 트리폴드폰 명칭은 ‘갤럭시G폴드’가 유력하다. 국내 IT팁스터(정보유출자) 란즈크는 최근 디스플레이 분석가 로스 영과 관련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3단 폴더블폰의 이름이 Z폴드와 유사한 갤럭시G폴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갤럭시G폴드의 디스플레이 너비는 9.96인치, 높이는 6.54인치다. 무게는 약 298g으로 역대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무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25 울트라( 218g) 보다 80g 무거운 수치다.
가격대는 한 번만 접히는 갤럭시Z폴드 시리즈 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갤럭시G폴드의 출고가가 2500~3000달러(약 361만~433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본다.
화웨이가 선보인 트리폴드폰 ‘메이트XT’ 가격이 4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도 이와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가격대에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출시 시점을 놓고선 의견이 엇갈린다. IT팁스터 란즈크는 “갤럭시G폴드의 카메라 및 인터페이스 관련 특허가 최근 유럽에 등록됐다”며 “2024년을 시작으로 최근 3개월 동안 3단 폴드 관련 특허 공개가 집중되고 있어 실제 제품 출시는 2026년으로 관측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다른 IT 팁스터 주칸로스레브는 최근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중 약 20만대의 트리폴드폰을 판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쯤이다. 삼성전자가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공개한 후 6년이 흘렀지만 본격 개화에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출시한 갤럭시 Z 폴드6·Z 플립6는 출하량 94만대에 그쳤다. 2023년 동기 출하량(151만대)보다 60만대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점유율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3년 3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은 56%다. 2023년 3분기 70%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화웨이, 아너, 모토로라,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출하량은 최대 두배 이상 증가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Z폴드 SE가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은 아니었지만 뛰어난 완성도로 고객 만족도가 높았듯이, 삼성전자의 트리폴드폰 역시 완성도를 최대한 높여 출시돼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