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가 개척한 한국 아이웨어(안경류) 시장에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때 해외 명품 브랜드가 독점하던 프리미엄 아이웨어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들이 차별화된 디자인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글로벌 무대까지 넘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젠틀몬스터를 필두로 한국 아이웨어 브랜드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신명품(Neo-Luxury)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아이웨어 브랜드 인기에는 독창적 디자인의 힘이 컸다. 그 포문을 연 것은 젠틀몬스터다. 파격적 디자인과 감각적인 매장 인테리어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블랙핑크 제니, BTS, 해외 유명인사들이 착용하면서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다.
이 같은 인기에 젠틀몬스터와 탬버린즈 등을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 연 매출은 2023년 기준 6000억원을 돌파했다.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의 인기가 발판이 됐다. 영업이익은 1511억1463만원을 기록했다. 전년(4100억원)과 비교해 48% 늘었다.
2011년 김한국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젠틀몬스터는 약 10여년 만에 해외 명품 선글라스를 제치고 한국을 대표하는 ‘신명품’으로 떠올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이아이컴바인드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차세대 한국의 럭셔리주”라고 평가한 바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신진 브랜드로는 블루엘리펀트(Blue Elephant)와 래쉬(LASH)와 카린(CARIN) 등이 꼽힌다. 이들은 ‘제2의 젠틀몬스터’로 불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린은 2014년 6월에 출시된 브랜드로,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멋있다’는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편안하고 실용적인 아이웨어를 선보인다. 아시안 얼굴형에 최적화된 핏과 섬세한 디테일을 강조한다.
아이돌 뉴진스를 모델로 세워 해외에서도 인기다. 카린 해외 매출은 2020년부터 매년 30%대 지속 성장 중이다. 현재 자체 운영하는 영문 몰을 통해 중국을 비롯 미국, 캐나다, 대만, 독일, 이태리, 터키, 사우디,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2019년 출시된 블루엘리펀트도 불과 4년 만에 국내 아이웨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진 브랜드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해부터 브랜드 인지도, 매출, 유통망에서 급성장하며 본격적인 도약 중이다. 매출은 2022년 10억원 2023년 56억원 2024년 300억원 돌파했다.
블루엘리펀트는 자체 제작부터 직영 판매까지 모든 유통 과정을 통합해 제품 출시 속도를 높이고, 매출 극대화를 실현. 현재 성수, 한남, 도산, 연남, 홍대, 신용산, 익선동 등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직영 매장 16개를 운영 중이다. 올해 직영점 30개, 연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일본 단독 매장 오픈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2013년 한국에서 시작한 래쉬도 신흥 강자다. 젠틀몬스터 창립 초기 함께 성장했던 브랜드로 알려졌으며, 이후 독립적인 디자인 철학을 구축하며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했다.
한국 아이웨어 브랜드들의 인기는 케이(K)패션과 뷰티 등이 한류 열풍으로 덩달아 인기인 덕이다. 의류 브랜드뿐 아니라 아이웨어도 K패션의 한 축이 된 셈이다. 혁신적인 디자인에 유명 K팝 아이돌 등이 자주 착용하면서 국내외 소비자에 모방 소비 대상이 됐다.
아울러 기존 명품 아이웨어 브랜드보다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고품질인 점이 강점이다. 구찌나 프라다, 톰포드 선글라스 가격이 50만~100만원대라면 한국 아이웨어 브랜드 가격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국 아이웨어 역시 패션 트렌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한국 브랜드들은 이제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들이 먼저 찾는 ‘신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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