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이어 의원 30여명 “尹 면회 희망”
접견 직후 ‘尹 전언’ 전달…’옥중정치’ 우려↑
‘면회 간 의원 vs 안 간 의원’ 분열 걱정도
“분열 경계할 시기인데 신중했으면” 의견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어지는 당내 의원들의 윤석열 대통령 면회에 대한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이 시급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면회로 인해 자칫 당이 강성 극단 세력으로 비쳐질 수 있단 시각이다. 특히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는 향후 조기 대선 국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 면회가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와 추경호 전 원내대표, 그리고 이철규·박성민·정점식 의원 등 5명이 오는 10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30분간 특별접견한다.
앞서 지난 3일 윤 대통령을 처음으로 찾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과 지난 7일 면회를 마친 윤상현·김민전 의원 이후 3번째 접견이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 체포 당시 관저 앞에 모였던 의원 가운데 30여명이 면회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서울구치소를 찾는 의원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윤 대통령 면회와 관련해 당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이미 면회를 다녀온 권영세 위원장은 지난 7일 SBS라디오에서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면회를 하는 게 당연하다”며 “비판하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오히려 안 가는 게 비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6일 CBS라디오에서”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하면 대통령은 아직 무죄다. 그리고 현역 대통령”이라며 “인간적 도리로 가서 ‘괜찮냐’ ‘잘 지내냐’라고 묻는 게 계엄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윤 대통령과의 면회를 희망하는 의원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면회 직후 터져나오는 전언들이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단 점이다. 실제로 지난 7일 면회를 마친 윤상현 의원은 윤 대통령이 “헌재에 나가보니까, 이제서야 좀 알겠다. 이런 식으로 너무 곡해가 돼 있고, 그래서 헌재 나간 것이 잘한 결정이 아니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또 나경원 의원은 지난 3일 윤 대통령과의 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계엄을 통해 국민이 그동안 민주당 1당이 마음대로 한,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킨 여러 행태에 대해 국민들께서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는 윤 대통령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자칫 윤 대통령이 ‘옥중 정치’에 나서고 당이 그에 동조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단 점을 우려하고 있다. 조정훈 의원은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접견하고) 나와 ‘대통령이 이런 얘기 했다, 저런 얘기 했다’라는 전언 정치는 안했으면 좋겠다. 그건 대통령의 뜻도 아니고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도 지난 6일 MBC라디오에서 “접견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당 지도부라면 좀 더 조용하게, 가능하면 알리지 않고 그렇게 다녀왔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며 “당이 계엄을 옹호하는 정당으로 비친다면 중도층이 멀어지니 국민 정서와 상식에 부합하는 신중한 행보가 필요한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개인 자격이거나 인간적인 면에서 면회를 갈 것이라면 굳이 이렇게 알려가면서 갈 이유가 없다”며 “마치 누군가를 향해 면회를 간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윤 대통령과 연관된 모습이 지속되면서 당 안팎의 잡음이 커지고 있단 점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역구 의원이라면 지역민들로부터 윤 대통령 면회를 가라는 문자를 받아봤을텐데, 이를 무시하지 못해 움직이려는 의원이 있단 것도 이해는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걸 언론에 알리고 가는 순간, 면회를 가지 못하는 의원들은 또다시 당에서 소외되고 배신자 프레임을 뒤집어 쓰게 될텐데, 분열을 가장 경계해야 하는 지금 시기에 조금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특히 높아지고 있는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인해 몸을 풀고 있는 잠룡들과 윤 대통령의 면회 문제가 연계돼 자칫 내부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최근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면회에 나선 의원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상욱 의원은 지난 4일 C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면 그게 또 전달이 되고 ‘어떤 말을 했다’고 내려올 것이다. 그게 마치 지침처럼 될 것”이라며 “당의 리더가 그렇게 움직이면 당의 분위기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섞인 시각을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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