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동에서 포성이 이어진 지난해 우리나라 방산 기업들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방산 빅4 중 한화시스템과 현대로템은 나란히 창사 뒤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발표했다. 다만 2023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 매출이 다소 줄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천19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8.9% 증가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2조8천37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4천452억원으로 29.8% 증가했다.
지난해 방산 부문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천궁-II 다기능 레이다(MFR)와 폴란드 K2 사격통제시스템 등 수출이 매출을 견인했다. 우리 군의 핵심 통신시스템인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4차 양산 및 차세대 군용 무전기(TMMR) 2차 양산 등 대형 사업도 실적을 이끌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도 한국형 전투기 KF-21 AESA 레이다 최초 양산, 기존 UAE 및 사우디아라비아 천궁-II MFR 수출 등을 바탕으로 실적을 보다 견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도차량 및 방위산업 업체 현대로템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4조원대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6일 공시했다.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4천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4% 증가했다. 매출은 4조3천766억원으로 22% 증가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과 이익을 제거한 수정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75%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며 “방산 수출 물량의 납품 일정을 고려하면 폴란드 2차 수주와 무관하게 올해 상반기에도 30%대 영업이익률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KAI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2천407억원으로 전년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3조6천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순이익은 1천709억원으로 22.8% 줄었다.
4분기 영업이익이 4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7%나 줄었다. 이 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조948억원과 124억원이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20% 이상 밑돈 것이다.
지난해 사업 부문별 매출은 국내 사업 2조1천68억원, 완제기 수출 6천404억원, 기체 부품 8천511억원이었다.
작년 수주액은 4조9천22억원으로 전년보다 5.73% 증가했다.
국내 사업에서 KF-21 최초 양산, KF-21 PBL, 해경 헬기, 산림청 헬기 3차 등으로 가장 많은 2조1천393억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B737 MAX 미익 등 기체 부품 수주액은 2조5천848억원, 수리온 이라크 수출 등 완제기 수출 수주액은 1천781억원이었다.
2024년 말 기준 수주 잔고가 24조6천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조9천억원 늘었다.
강구영 사장은 “지난해는 미래 사업을 본격 착수하고 기체 구조물 사업의 수주 다변화와 수리온 첫 수출을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한 해였다”며 “2025년에는 국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공격적 수출 시장 개척을 통해 KAI 성공 DNA를 증명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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