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와 케이(K)뷰티 강자 올리브영이 불황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유통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과거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주도하던 유통 시장이 가성비 소비 트렌드와 K뷰티 열풍 영향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와 올리브영의 지난해 연매출이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가성비와 K뷰티 제품을 내세워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한국 쇼핑 명소로 떠올랐다. 대형쇼핑몰 등 유통채널에서도 모객효과가 큰 이들을 앵커 테넌트(주요 입점업체)로 보고 모시기에 나섰다.
◇ ‘박리다매’로 승부 보는 다이소… 기존 유통 강자들 위협
다이소 운영사인 아성다이소는 2019년 매출 2조원을 넘어선 후 4년 만에 3조원의 벽을 뚫었다. 연도별 매출액을 보면 2019년 2조 2362억원 2020년 2조 4216억원 2021년 2조 6048억원 2022년 2조 9458억원 2023년 3조 4605억원이다. 2024년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다이소가 기존 균일가 생활용품 시장을 넘어 뷰티, 의류, 식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전략 덕이다. 소비자들 인식도 단순 가성비에서 생활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뷰티가 대표적이다. 다이소의 뷰티 상품군의 매출은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전년동기대비 150% 증가했다. 다이소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만 49개에 이른다. 저렴하게 K뷰티를 경험할 수 있어 1020 세대가 선호한다.
다이소는 균일가를 기반으로 ‘박리다매’ 정책을 펼친다. 불황 속에서 다이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다. 모든 제품을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 가격에 판매한다. 균일가에 제조원가를 맞추고, 대량 매입하고 마케팅 비용도 최소화한다. 유통과정도 줄여 중간 마진도 적지만, 많이 팔아 이를 상쇄하는 구조다. 기존 마트나 백화점 등 유통채널과는 여기에서 차이가 난다.
가공식품을 놓고 보면, 다른 채널과의 차이가 확연해진다. 다이소는 햇반이나 라면 등 식품도 대량 매입해 판매하는데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6950원에 판매되는 ‘햇반 큰공기 3개입’이 다이소에서는 5000원이다.
점포 수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1361개에서 2023년 1519개로 늘었다. 지난해엔 대형 매장들을 출점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 강점은 박리다매에 품질이 보장된 것”이라면서 “매월 수 백개의 신상품이 나오면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신상품이 새로운 재미를 주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K뷰티 대표주자 올리브영… 美 진출, 글로벌 뷰티 강자 꿈꾼다
K뷰티 대표 주자 CJ올리브영도 지난해 연매출 4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일각에선 5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리브영 성장세도 폭발적인데 2021년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년 만인 2023년 3조원을 넘겼다.
올리브영은 국내 신진 뷰티 브랜드의 대표적인 유통 창구로 자리 잡으며 K뷰티 붐을 주도했다. 빠르게 변하는 K뷰티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MZ 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올리브영에서 뜨는 브랜드가 K뷰티 대표 브랜드라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대표 쇼핑 명소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입국자 수는 6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올리브영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400만명 규모로, 상반기에만 방한 관광객 10명 중 약 7명이 올리브영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 관광 상권인 명동 내 6개 지점의 외국인 매출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168% 성장했다.
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구축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올리브영은 2017년 온라인몰을 열고 이듬해 업계 최초로 당일 배송 ‘오늘드림’을 시행했다. 인기 제품 등을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는 ‘오늘드림 픽업’도 인기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30%가량이 온라인에서 나온다.
올리브영은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알렸다. 글로벌몰 역량 강화는 물론 미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 1호점 개점을 추진한다. K뷰티 인기를 발판 삼아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될수록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찾게 된다”며 “다이소는 빠른 확장 속도를 바탕으로 기존 대형 유통 채널과 경쟁할 만큼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올리브영 역시 K뷰티 시장을 선도하며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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