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전기차 시장이라는 연못에 메기처럼 등장한 BYD(비야디) 영향으로 국내외 전기차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차 가격 할인에 앞다퉈 나섰다.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으로 한국 전기차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BYD까지 한국전기차 시장에 진출하자 이달 들어 국산차와 수입차 구분 없이 전기차 할인 행사가 잇따르는 것.
관련 업계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내수 부진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주춤한 가운데 BYD 등 저렴한 모델을 내세운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진출이 시작되면서 한국시장에 진출한 기존업체들이 업체들이 방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BYD가 소형 SUV ‘아토3’를 출시한 지 한 달이 안됐지만 계약 대수는 1000대를 넘었다. 지난해 일본에서 BYD 전체 판매량이 2000여대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에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1·2위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자사 전기차들 가격을 최대 500만원까지 내려 판매키로 했다.
할인 대상은 현대차·제네시스 9종(아이오닉5·아이오닉6·코나 일렉트릭·포터2 일렉트릭, ST1·아이오닉5N·캐스퍼 일렉트릭·GV60·G80 전동화 모델), 기아 4종(니로 EV·EV6·EV9·봉고 EV)이다.
현대차와 기아 전기 승용차는 기본 차량 가격 할인에 재고 할인, 국고·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더해질 경우 실구매가가 원가격보다 최대 1000만원 낮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실구매가는 3000만∼4000만원대에 형성될 전망이다.
상용차는 할인 폭이 더 크다. 봉고 EV는 2000만원대 중반에 구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원래 가격보다 1900만원가량이나 싼 가격이다.
KG모빌리티(KGM)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에 75만원을 지원해 실구매가를 최저 3900만원대에 맞추기로 했다. 택시 전용 모델인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에는 각각 150만원, 100만원을 제공한다.
KGM는 보조금을 회사가 지원한다. 토레스EVX에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돼 올해 국고보조금이 지난해보다 100만원 이상 축소되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도 가격 할인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2월 한 달간 전기차인 지프 어벤저와 푸조 e-2008을 구매하면 국고·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에 상응하는 비용을 선제적으로 찻값에서 빼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프 어벤저와 푸조 e-2008는 국고 보조금 예상치인 212만원, 209만원을 원가격에서 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고객 거주 지역에 따른 지자체 보조금 예상치도 동시에 지급키로 했다.
딜러사가 판매를 담당하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딜러사 차원에서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있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폭스바겐 1D.4, 아우디 e-트론 등은 원가격에서 18∼28%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iX 등 BMW 전기차는 원가격보다 15%쯤 저렴하게, 메르세데스-벤츠 EQE도 7%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국내에서 전기차 시장은 전기차 캐즘과 내수 부진으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2378대로, 작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전월인 지난해 12월과 비교해선 69.6% 급감했다.
수입 전기차(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도 지난달 635대가 팔리며 지난해 동월 대비 22.7% 감소했다. 전월(2666대) 대비 감소율은 72.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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