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광폭 행보에 한국 대기업이 온종일 들썩였다. 오픈AI는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한 챗GPT 개발사다. 알트만 CEO는 4일 하루 동안 삼성, SK그룹, 카카오, 크래프톤 등 각사 수장을 만나 AI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오픈AI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비공개 워크숍 ‘빌더 랩’ 행사에 앞서 오전 9시 50분부터 10시 20분까지 약 30분간 알트만 CEO를 만났다. 최 회장과 알트만 CEO는 이날 회동에서 AI 반도체 및 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양사 간 폭넓은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트만 CEO는 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만나 게임에 활용되는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창한 대표는 회동 후 취재진에 “오픈AI 플래그십 모델을 비롯한 고품질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CPC(Co-Playable Character) 개발과 게임 특화 AI 모델 최적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알트만 CEO와 더 플라자호텔에서 공동 간담회를 갖고 카카오 서비스에 오픈AI 기술 적용 및 공동 제품 개발 등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 방침을 밝혔다.
알트만 CEO는 카카오와 협업과 관련해 “AI 기술 개선의 속도는 정말 빠르고 카카오와 모든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다”며 “앞으로 공동 제품을 많이 만들고 함께 과학적 발견도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일 오후 알트만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초청해 3자 회동을 가졌다.
손 회장은 서초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회장에게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업데이트 사항을 얘기하겠다”면서 “삼성전자와 잠재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를 기점으로 ‘한·미·일 AI 동맹’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손 회장과 알트만 CEO가 이재용 회장을 만난 것이 삼성그룹의 프로젝트 참여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알려진 스타게이트의 프로젝트 투자액은 향후 4년 동안 최대 5000억달러(730조원)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크다. 이는 미국 빅테크가 2024년 동안 2000억달러가 넘는 투자를 집행한 것보다 두배 이상 많다.
GS·HS효성·코오롱 등 오너 일가 3·4세들도 알트만 CEO를 만났다.
재계에 따르면 알트만 CEO는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조현상 HS효성 대표, 허윤홍 GS건설 대표,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알트만 CEO는 이 자리에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특징, AI를 통한 기업 경영의 변화, 온디바이스 기반 인공범용지능(AGI)의 등장 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트만 CEO는 3일 일본, 이날 한국에 이어 인도, 두바이, 독일을 순차 방문할 예정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