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주가가 신통치 못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시장 입성 직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주가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4일엔 상승 마감했지만 공모가를 밑도는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주가
4일 코스피시장에서 더본코리아는 전 거래일 대비 1.34% 상승한 3만2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더본코리아는 장중 2만9,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엔 주가가 소폭 올라, 3만원대를 회복하며 장을 마쳤다.
더본코리아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지난해 11월 6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공모가는 희망 밴드(2만3,000원~2만8,000원) 상단을 초과한 3만4,000원으로 정해졌다.
더본코리아는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뒤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상장 첫날 장중 주가가 공모가를 90% 웃도는 6만4,500원까지 치솟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종가 기준 주가는 5만1,400원으로 공모가를 51% 웃돌았다.
다만 이러한 상승세는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상장 셋째 날부터 주가는 서서히 약세를 보이더니, 석 달 가까이 내림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는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더니, 최근엔 3만원 초반 선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4일 종가 기준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11%가량 낮은 수준이다. 상장 첫날 고점 대비로는 53% 낮아진 상태다.
주가가 내림세를 보인 데엔 최근 시장 상황과 여론 악화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기점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여 왔다.
불안한 정국 속에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증시는 전반적으로 위축세를 보였다. 여기에 정치 혼란으로 소비심리도 꽁꽁 붙으면서 외식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등 총 25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가공식품·소스류 유통사업과 호텔 사업을 영위 중이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가맹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국내 외식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가뜩이나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치 혼란으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외식업계는 정치적 혼란 여파로 단체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힘겨운 연말 연초를 보냈던 바 있다. 시장에선 이러한 소비심리 위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엔 더본코리아는 예상치 못한 구설까지 산 상황이다. 백종원 대표는 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돈 빽햄’ 선물세트를 정가 대비 4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홍보했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애초 정가가 다른 경쟁사 제품 대비 높게 책정돼 있고, 품질은 기대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 투자심리 위축에 각종 구설까지
일각에선 일부러 정가를 높게 잡아놓고 할인을 크게 해준 것처럼 홍보하는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백 대표가 지난달 26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상술이 아니”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백 대표는 높은 정가에 대해 “통조림 햄 분야에선 후발 주자여서 소량 생산을 해, 생산 원가 가 높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싸늘한 시선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백 대표가 실내에 고압가스통을 두고 요리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2일 국민신문고에는 백 대표가 액화석유가스법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 백 대표는 자신의 채널에 요리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해당 주방 실내에서 LP가스통이 포착된 게 문제가 됐다.
액화석유가스법 시행규칙 제69조에 따르면 가스통은 환기가 양호한 옥외에 둬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허가관청이나 등록관청이 4,000만원 미만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후 백 대표는 논란이 된 영상 댓글을 통해 “안전 수칙과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했지만, 미흡했던 점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이처럼 부정적인 이슈가 잇따라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높은 인지도와 사업 수완을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다만 일각에선 대표이사의 높은 인지도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더본코리아에 대한 리포트를 통해 “대표이사의 높은 인지도는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는 강점인 동시에 평판리스크가 공존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침체된 투자심리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주주친화정책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신뢰 회복과 함께 주가 반등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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