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국내 기업으론 처음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선언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잇따라 만나 AI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올트먼 CEO와 첫 가시적 성과를 낸 기업은 카카오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올트먼 CEO는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카카오 서비스에 오픈AI의 기술을 적용하고 공동 제품 개발에 나서는 등 전략적 제휴 방침을 밝혔다.
정 대표는 “챗GPT 기술들을 카나나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론칭하게 된다”며 “이번 파트너십이 최신 기술 활용을 넘어 카카오의 5천만 사용자를 위한 공동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나나는 카카오가 자체 개발해 출시 준비 중인 AI 서비스다.
두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AI 서비스 대중화’라는 공동 목표 아래 기술과 서비스, 사업 등 다양한 범위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우선 카카오톡, 카나나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AI 기술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스페이스)를 활용할 방침이다.
올트먼은 간담회에서 “한국의 AI 채택률은 놀라운 수준이고, 에너지·반도체 등에서 정말 강력한 AI 채택이 가능한 국가라고 본다”며 “우리에게도 좋은 시장이고, 파트너십을 맺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협업에 대해선 “카카오는 기술이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이용자들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왔다”면서 “우리는 카카오의 수많은 이용자에게 첨단 AI를 제공하고, 이 기술을 카카오의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들의 소통과 연결 방식을 혁신하는 데 협력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올트먼 CEO는 오픈AI가 한국에선 처음 더플라호텔에서 연 비공개 개발자 워크숍 ‘빌더 랩’에 참석한 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다.
40분가량 최 회장과 이야기를 나눈 뒤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올트먼은 “원더풀”이라고 답했다. 또 최 회장에 대해 “나이스 가이”(좋은 사람)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이날 AI 반도체 협업과 AI 생태계 확대 등 오픈AI와 SK그룹의 전방위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과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도 함께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다. 이 자리에는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참석해 3자 회동을 한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5천억달러(약 720조원) 규모의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합작 등으로 손을 잡은 가운데 삼성전자와도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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