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여러 차례 찾았던 무속인 이선진 씨가 4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이 씨는 노 전 사령관이 특정 군인들의 사주를 자주 물었으며,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사주에 관심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 사람이 나중에 공직에 오르는 데 문제가 되지 않겠냐”고 질문했다고 밝혔다.
‘비단아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전북 군산시 개정면에서 점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노 전 사령관이 2022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수십 차례 찾아왔다고 말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 전 사령관이 배신자 색출을 위한 군인 명단을 제시하면서 점괘를 의뢰했느냐’고 묻자, 이 씨는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이 씨는 “노 전 사령관은 군인이라고 설명해 줬고, 이미 다 파악한 상태였다. ‘나와 문제가 생겼을 때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지’, ‘끝까지 따를 수 있는지’ 등을 많이 질문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군인의 운세를 묻는 것을 넘어 충성심까지 점괘를 통해 확인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 씨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방문 초기에는 개인적인 운세를 묻는 수준이었지만, 2023년부터 ‘나랏일’을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수십 차례 찾아올 때마다 군인들의 운을 많이 물었다. 펜으로 정보를 적어 왔고, 내가 얼굴을 보고 싶다고 하면 네이버에서 사진을 찾아 보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 군인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을지, 운이 나빠서 도중에 멈추지는 않을지를 많이 질문했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은 이 씨의 점괘를 듣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 거의 비슷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어 왔던 날에 대한 기억도 뚜렷하다고 이 씨는 말했다. 그는 “이분은 보통 군인은 아닌 것 같다”고 하자, 노 전 사령관이 “이 사람이 나중에 장관이 될 거다. 올라가는 데 문제가 되지 않겠냐”고 물었다고 증언했다. 이 시점은 김 전 장관이 윤석열 정부의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이었다.
이 씨는 “문제없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더니, 노 전 사령관이 ‘이 사람(김 전 장관)과 함께 문제를 만들어서 진행했을 경우, 그게 잘되면 내가 다시 나랏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복직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노 전 사령관은 2018년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불명예 전역한 뒤,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서 ‘아기보살’이라는 점집을 운영해 왔다.
이 씨는 “노 전 사령관은 나이가 어린 군인부터 고위급 군인까지 가리지 않고 명단을 적어 와서 항상 군인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 어쩌면 진작부터 계획적으로 무언가를 준비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사람들을 파악하기 위해 내게 물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12월 3일 계엄 발표 이후, 노 전 사령관이 말했던 중요한 일이 계엄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나’라는 질문에 대해 “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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