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쯤 안산시 단원구 반월공단 내 한 의약품 제조공장 설비지원동.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화재안전점검단은 정교하게 연결된 붉은색 소화전 펌프 배관 사이를 넘나들며 점검에 한창이었다.
이곳은 소방펌프와 물탱크 등이 설치된 화재 진압의 ‘심장’ 역할을 하는 곳으로, 붉은색 배관들은 공장 내 위험물 취급 저장소와 생산동 등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공장은 연면적 4만4000㎡ 규모다. 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1~5류 위험물을 취급하고 있다. 불이 나면 폭발 사고 등 큰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탓에 점검단은 펌프 압력이 기준치인 10메가파스칼(㎫)에 못 미치는 7㎫이 연속 측정되자 펌프 밸브를 수차례 열고 닫길 반복하며 압력을 재차 확인했다.
이날 점검단은 화재 및 안전사고 예방 위험물·유해화학물질·소방시설 3개 분야로 나눠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비슷한 성격의 위험물이 한 공간에 있는지, 출력 번호가 제대로 붙었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이외에도 위험물안전관리자 실무교육 등 안전교육 분야 이수 현황도 점검했다.
지난해 23명 사상자를 낸 리튬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 폭발 사고를 계기로 위험물 취급 업체에서 불이 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이 생기면서 소방당국은 ‘예방’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곳 공장에서도 2022년 생산동 내 필터에서 유증기가 세어나오면서 불이 나 직원 1명이 손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경기도와 경기소방이 위험물 취급사업장 100곳을 점검한 결과 절반가량인 51곳만 양호 판정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지난달 2일부터 오는 14일까지 화재위험성 물질 제조·저장·취급시설 100곳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경기소방 관계자는 “위험물 시설은 특히 자체적인 초기 진화가 중요하다. 한 번 불이 나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안전불감증 경계가 필수”라며 “점검을 통해 사전에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사진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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