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출범한 미디어오늘 제6기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3일 1차 회의를 진행했다. 5기 독자권익위원이었던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가 6기에도 참여하게 됐으며, 최경진 언론인권센터 명예이사장, 이진우 세계일보 기자, 원하영 대학생(고려대 철학과 3학년)이 독자권익위원으로 새로 활동한다. 미디어오늘에선 정철운 편집국장과 정민경 기자가 참석했다.
내란 세력 단순 인용은 내란 동조라는 관점 짚어…언론 탄압도 지속적 기록 필요
김봄빛나래=내란 핵심 공범인 김동현과 내란범 윤석열 변호인단의 기자회견의 발언, 또 언론을 선별해서 본인들이 ‘어떤 언론은 받지 않겠다’는 사건들이 있었는데 미디어오늘이 기본적으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잘다뤄주셨다. MBC, JTBC, MBN, 채널A 취재 불허에 SBS는 보이콧을 했고, 채널A나 TV조선은 메인 뉴스에서 취재 제한을 언급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의 관점을 사설 「내란 세력 ‘단순 인용’은 내란 동조다」에서 굉장히 잘 드러냈다. 언론이 내란 수괴와 공범 일당들의 말을 그대로 따옴표로 전달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란 사태와 관련한 미디어오늘의 분석 내용을 보면 저녁 종합뉴스나 신문 기사를 중심으로 했는데 통신사, 특히 연합뉴스TV는 무비판적으로 라이브로 전달을 한 부분이 있다.
정말 구체적으로 잘 짚어주셨다고 생각했던 보도는, 아시아 투데이가 계엄 옹호를 하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계엄 옹호’ 아시아투데이, 기자들 “치우친 논조, 취재 지장”」 기사는 이런 사태를 다뤘다. 앞으로도 눈에 띄게 반민주적인 행태를 하고 있는 언론을 비판해 주면 좋겠다.
이진우=따옴표 저널리즘에 대한 기사를 봤는데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다. 사실 기계적 중립을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고, 정치적 논쟁을 회피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알면서도 계속되는 부분 역시 다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따옴표 보도를 하는 이유는 결국 온라인에서 기사가 소비될 때 따옴표를 쓸수록 상위로 올라가기 쉽고, 클릭수를 더 유도하는 것 때문이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이런 부분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서부지법에서의 기자 폭행 사건과 관저 촬영을 한 기자에 대한 고발, 가짜 출근을 보도한 기자 조사 등 언론에 대해서 탄압 아닌 탄압 행태를 보이는 모습도 지속해서 다뤄준다면 좋겠다.
[관련 기사: 선동·혐오 확산하는 ‘따옴표 제목’ 보도 ]
여성 언론인으로서, 「여성 언론인 4명 중 3명 무자녀…근로 단축 ‘그림의 떡’」이라는 기사는 현실을 굉장히 잘 보여준 기사라 공감이 많이 갔다. 최근 신입 여성 기자들이 굉장히 많지만 안타까운 건 5년~10년 있으면 많이 퇴사하고 다른 기업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여성 언론인들이 좀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기획으로 다뤄주면 좋을 것 같고, 실제로 워킹맘 기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뤄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재난 보도 가이드라인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은 현실, 원인 짚어야
원하영=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기사 중 「참사를 소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기사가 있었고 참사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를 잘 다룬 것 같다. 그러나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를 거치면서 언론이 유가족들의 보상금 언급 문제나, 유가족을 대하는 문제 등에 대해 어떤 점이 변화했고 아직 어떤 점이 부족한 지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윤석열 정권과 내란에 대해 사건 자체에 대한 기사는 많이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위에서 2016년 촛불 시위와 달리 제 또래 여성들이 많이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왜 지금 2030 여성이 주목받고 있는지, 광장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봄빛나래=제주 항공 여객기 참사 기사와 관련해 현장에 간 「제주항공 참사 유족 “희생자 악의적 표현 제발 멈춰주길”」 등의 기사가 좋았다. 현장 기사들을 통해 취재 가이드라인이 안 지켜지다 보니 유족들이 현장에 사생활 침해 금지, 인터뷰 강요 금지 등을 적어둔 것을 보도를 통해 봤다. 사실 매번 보도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왜이렇게 지켜지지 않는 것인지 궁금했다. 미디어오늘이 현장에 가서 생생한 분위기를 전해주었다.
최경진=제주 항공 여객기 참사날, MBC에서 여객기가 폭파되는 장면을 직접 봤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저걸 저렇게 다 보여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가 나왔는지 1시간 정도 지난 후부터는 폭파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고 연기가 나는 장면 등으로 바뀌었더라. 참사를 어떻게 보도해야하는지에 대한 보도, 또 참사 네이밍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고민할 사안이 많다.
[관련 기사: ‘여객기 폭발 순간 노출’ MBC 긴급심의, 직원들 반대로 무산]
이진우=(MBC의 여객기 폭파 장면 영상이) 제보 영상이었기에 바로 송고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일이 있을 때 제보 영상이라고 해서 바로 송출을 해도 되는지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집중적으로 다뤄야 할 것 같다. BBC는 참사를 어떻게 보도했나 살펴봤는데 비행기가 지나간 후에는 ‘반짝’하고 화면을 보여주지 않고 폭발이 다 끝난 이후를 다시 보여줬다. 같은 장면이어도 이렇게 다르게 보도한다. 이런 것들을 참고해서 방송사들이 참사와 관련한 영상을 사용할 때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끔 지적해야 한다.
다만 유족 취재를 할 때 무리한 인터뷰는 당연히 문제가 있겠지만 자극적인 보도로만 볼 수 있는가, 보도가치가 있는가 고민을 많이 해야한다. 유족들의 사연을 담은 보도는 사건의 기록으로 남겨야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한편으로 든다.
김봄빛나래=보상금과 관련한 보도, 또한 조선일보가 당일 속보로 탑승객 명단을 공개했다가 바로 몇시간 후 삭제한 보도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선일보가 이태원 참사 당시에 사망자 명단을 공개한 매체를 날서게 비판을 했는데 이번 여객기 탑승객 명단은 속보도 했다. 「조선일보 탑승객 명단 공개 논란…유럽은 섣부른 공표 금지」에서 미디어오늘이 취재한 걸 보니까 조선일보 측은 ‘그때는 아직 실종자이기도 했고 주변에 빨리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변명했다. 유족 인터뷰와 같은 경우는 동의를 얻어서 더 취재를 하는 것은 별건이지만, 이런 보도는 과연 무슨 공익을 위한 보도인지 고민이 든다.
또 하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미디어오늘에서는 연예 이슈라고 생각해서 안다뤘을 것 같기도 하지만, 홍상수와 김민희 불륜과 관련해 임신을 했다는 단독 기사가 나오고 이후 온갖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김민희가 홍상수를 정말 사랑한다느니, 홍상수 1200억 유산 상속설, 홍상수가 김민희와 산부인과는 같이 가는데 어딘 안갔다느니 등 이런 보도 행태와 관련해 시민들이 얼마나 알아야 하는 건지 전반에 대해 두루 짚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진우=내란 보도와 관련해, 최근 뉴스를 유튜브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기 때문에 미디어오늘에서 유튜브로 소비되는 뉴스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면 좋겠다. 뉴욕타임스에서도 ‘유튜브를 통해 일어난 계엄’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또한 유튜브 뉴스, 네이버는 알고리즘 추천인데 이 시스템이 갈수록 편향성을 키우고 이념 논쟁을 떠나서 굉장히 극단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지속적으로 지적하면 좋겠다.
김봄빛나래=「미디어 리모델링」이라는 미디어오늘 창간 30주년을 맞이한 기획을 읽었는데 정말 필요한 때 나온 보도라고 생각했다. 탄핵이 어떻게 되느냐를 앞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방송 3법이 수차례 거부권으로 무산되었다.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방심위나 방통위든 정권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앞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초점을 맞췄는데 유의미한 기사라고 생각한다.
최경진=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 계엄때 MBC, 한겨레, 뉴스 공장 등에 단수를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계엄 사태가 언론에 대해서도 무자비하게 폭력적으로 진압하려고 했었던 것이라고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데 이 부분도 지속해서 후속 보도를 해줬으면 좋겠다. 「尹 ‘MBC 고발’ ‘연합뉴스 인터뷰’도 코칭한 명태균」 기사도 이야기하고 싶다. 명태균 보도가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계엄 이후 묻힌 측면이 있는데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그동안 묻혔던 명태균 보도가 많이 나올 수 있다. 관련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한 서부지법 폭동과 관련해 TV조선이나 KBS의 경우 소극적으로 보도했는데 「내란에서 폭동까지 48일, 언론은 왜 ‘동조자’로 몰리나」라는 기사는 비상계엄부터 법원 폭동까지 수많은 언론 보도의 동향을 심층 분석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게 봤다. 기자들이 이런 큰 사건들 터지면 정말 정신없이 허겁지겁 기사를 만들어내는데 이 기사를 보면 자신이 어떻게 보도했는가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성찰적 기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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