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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PD 5주기 “오요안나와 이재학 삶…‘프리랜서’ 이유 사각지대 몰려”

미디어오늘 조회수  

▲56개 단체가 꾸린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020년 2월19일 서울 정동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미디어오늘
▲56개 단체가 꾸린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020년 2월19일 서울 정동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미디어오늘

오는 2월4일은 고 이재학 CJB청주방송 PD의 5주기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 엔딩크레딧’은 5주기를 맞아 성명을 내고 “방송 현장은 아직도 변한 것보다 변하지 않은 게 많다”며 “방송사들의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인 고용형태 개선하라”고 밝혔다.

엔딩크레딧은 지난 1일 낸 성명에서 “방송사 내부의 신분제와 같은 위계와 서열의 문제, 그로 인한 차별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언론사로서 공익과 공정을 말할 자격이 없다. 방송 현장에서 아프게 스러져간 수많은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애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디어비정규직 노동단체인 엔딩크레딧은 이재학 PD의 동생인 이대로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엔딩크레딧은 “2018년 CJB청주방송에서 14년 일했던 이재학 PD는 동료 스태프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프로그램 하차를 통보받았다. 프리랜서 PD에게 프로그램 하차는 바로 해고였다”고 했다. 당시 고인의 비정규직 동료 스태프의 주급은 30~40만원으로, 이 PD는 사측에 동료 스태프 처우개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엔딩크레딧은 “이재학 PD는 청주방송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 중 언론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판례를 남기겠다’며 본인의 싸움이 방송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무늬만 프리랜서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노동조건이 변화하기를 바랐다”고 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청주방송은 이재학 PD가 청주방송의 직원이 아니며,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것이라고 허위 주장했고, 그를 PD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법정에서 거짓 증언했다. 그 과정에서 이재학 PD는 절망하고 힘들어했다”고 했다.

청주지방법원은 이 PD가 2018년 9월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4개월 만인 2020년 1월22일 청주방송의 손을 들어줬고, 이 PD는 그해 2월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이 PD는 유서에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 (중략) 억울해 미치겠다. 모두 알고 있지 않을까? 왜 그런데 부정하고 거짓을 말하나”라고 썼다. “눈 뜨는 게 괴롭고 힘들다. 하루하루가 힘들다”라고도 했다.

이 PD의 죽음으로 방송 비정규직 문제 실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방송 비정규직 철폐 운동으로 이어졌다. 노동계 등 56개 단체가 모여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유족과 대책위, 언론노조, 청주방송 4자가 합의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이재학 PD의 사망은 청주방송의 일방적인 해고와 소송 방해 행위가 작용한 결과”라고 밝히고 이행 과제를 내놨다.

▲‘CJB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는 2020년 6월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PD 사망 사건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CJB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는 2020년 6월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PD 사망 사건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엔딩크레딧은 “하지만 방송 현장은 아직도 변한 것보다 변하지 않은 게 많다”며 “MBC, CJB청주방송 뿐 아니라 전국의 공영‧민영 할 것 없이 모든 방송사에서 프리랜서 비정규직 고용을 남발하고 있고, 실제 방송사의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주체는 이들 비정규직”이라고 했다. 단체는 “이들은 대부분 방송사의 지휘 감독을 받으며 직원처럼 일하는 ‘무늬만 프리랜서’들이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프리랜서이니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고용의 책임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저임금, 부당하고 열악한 노동환경, 불안정한 고용의 문제들을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죽음 이후 춘천MBC과 YTN PD, ubc울산방송과 광주MBC, KBS강릉, CBS경남의 아나운서, 국회방송과 MBC의 방송작가, 안동MBC의 MD 등 다수 지상파 방송사의 ‘무늬만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소송 끝에 노동자성 또는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 중 정규직으로 인정 받고 회사에 복직한 이는 CBS 아나운서 1명뿐이다. 춘천MBC와 ubc울산방송, 광주MBC, KBS강릉, 안동MBC 등에선 노동자들이 소송에서 승소하고도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고 오요안나 MBC 보도국 기상캐스터의 사건에 대해서도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와 이재학 PD의 삶은 방송 현장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들이 어떤 노동을 하고 있는지,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어떻게 권리의 사각지대로 내몰리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오씨는)생전에 괴롭힘으로 힘들어 했지만 사내에서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MBC는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에 대해 정당한 책임을 지고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입니다.

엔딩크레딧은 “이재학 PD 5주기를 맞아 다시 한번 방송사들이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인 고용형태를 개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윤석열 이후 새로운 사회에 대한 고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우리의 일터에서, 방송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하다 죽지 않는 방송 현장을 위해 보다 굳건한 연대와 투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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