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는 싱그럽고 말갛다. 그러면서도 아득한 우물처럼 한없이 파고드는 깊이가 놀라웠다.
지난달 23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무대에 이승해, 임재욱, 홍보민 학생이 올랐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의 사업인 인천 영 아티스트 콘서트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인천 젊은 음악인들이 인천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자리였다.
인천의 잠재력 있는 샛별을 발굴해 전국과 세계의 인재로 육성한다는 인천문화예술회관의 취지가 이번 연주회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정한결 부지휘자의 지휘로 훌륭하게 연주회를 마친 세 명을 만나봤다.
▲꿈에 그리던 인천시향과의 호흡, 실력자로 도약하는 발판
인천문화예술회관은 이번에 피아노 부문으로 한정해 연주자들을 선발했다. ‘영 아티스트 콘서트’ 최초의 일이었으며 더욱 역량 있는 인재들을 모으기 위해 만 22세까지 범위를 확대한 바 있다.
치열한 오디션과 경쟁을 뚫고 최후 선발된 이승해 학생은 연세대학교 3학년, 임재욱은 서울예술고등학교 3학년, 홍보민은 예원학교 2학년이다.
“이렇게 위대한 무대에 함께 할 수 있다는게 의미가 큽니다. 그래서 연습과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 곡의 빠르고 화려한 부분과 느리고 감성적인 부분을 각각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느낌을 나눠 연주하기를 반복했지요.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의 특성을 알기 위해 현장에서 인천시향 연주회를 듣고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연주곡에 대한 고찰도 많이 했다는 세 명은 멘델스존의 피아노협주곡 1번 g단조, 작품번호 25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 G장조 작품번호 58,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c단조, 작품번호 18을 연주했다.
▲무한한 가능성의 인천에서 클래식 확장의 선두에 설 것
이들은 인천에 인천문화예술회관이나 아트센터인천과 같은 좋은 공연장이 많이 있으나 서울에 비해 관심과 기회가 적은 거 같다고 봤다. 이런 맥락에서 인천의 음악 영재들이 서울로 유출되고 임재욱 학생 역시 인천 사람이면서 초등영재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서울로 다녀야 했다.
“이번과 같은 인재 육성 사업과 교육 인프라가 확대된다면 유망주들의 환경이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특별히 그런 차원에서 인천 영아티스트 콘서트 피아노 분야에 참여하게 된 것이 소중한 경험이 되었지요.”
유치원 다닐 나이에 피아노를 처음 시작한 이들은 많은 콩쿠르와 진학, 입시 등을 위한 시험을 겪으면서 때로는 좌절도 하고 때로는 희열을 느꼈다. 끝없이 펼쳐지는 원대한 음악의 세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세 명의 인재는 자신의 연주를 듣고 꼭 다시 한번 들을 수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인천시향과의 협연을 통해 또 한 차례 느꼈습니다. 다양한 기회와 뻗어나갈 수 있는 클래식의 길이 이렇게나 많고 여러 갈래인지를요.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한 저희는 관중들의 마음에 와닿고 기억되는 연주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피아노 앞에 앉으려 합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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