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 발생한 화재가 4시간만에 초기 진압됐다. 박물관 3층과 4층이 전소됐지만, 인명피해와 문화재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쯤 박물관 건물 3층 전시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50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76대와 인력 262명을 동원해 이날 낮 12시 31분쯤 초진에 성공했다.
박물관이 증축공사로 휴관 중이었던 만큼, 관람객 등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박물관 내부에 있던 작업자 2명은 구조됐고, 나머지 4명은 대피했다. 다만, 불을 끄기 위해 박물관 내부로 진입한 소방대원 1명이 2m 아래로 떨어지며 철근 낙하물에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소장품 피해도 없었다. 박물관은 증축공사로 인해 유물 전반을 수장고에서 별도 관리하고 있었고, 화재 발생 이후에는 월인석보와 정조의 편지 등 국가 지정문화 유산 257점을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송했다.
이번 화재는 증축공사가 진행 중이던 건물 3층 전시실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공사 현장에서 철근을 자르기 위해 용접작업을 하다 불티가 튀어 화재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박물관 3층에서 시작된 불은 4층으로 번졌다. 소방당국은 4층에 쌓여 있는 자재로 진입이 힘들어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은 “건물 내 바닥에 가연물이 많아 일일이 들어내며 잔불을 감시해야 한다”며 “완진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작동이 중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4년 개관해 한글 관련 문헌자료 등 8만9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중 월인석보와 정조 한글어찰첩, 청구영언 등 9건은 보물로 지정돼 있고, 삼강행실도 등 4건은 시도유형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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