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신임 서울고등법원장에 김대웅(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장에 오민석(26기)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임명됐다.
대법원은 31일 이 같은 내용의 법원장, 고등법원 부장판사·판사 및 윤리감사관 등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사법연수원 기수가 높은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의 경우 기존 기수와 ‘순서’대로 고등법원장 및 고법원장급으로 보임해 안정을 도모한 것이 특징이다. 일부 지방법원장에도 그간의 경력을 고려해 고법 부장이 배치됐다. 기수가 낮은 고법 부장이 배치되는 ‘기수 역전’ 현상은 없어 정형화된 인사 패턴을 보였다.
전국에서 가장 사건이 많고 중요 사건이 몰리는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대법원 오민석 수석재판연구관을 법원장으로 임명했다. 이는 중앙지법의 상징성을 고려해 실력이 검증된 무게감 있는 법관을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민석 신임 서울중앙지법원장은 1969년생이다. 서울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한 후 대전지법·서울중앙지법·서울고등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했다. 법원행정처 민사정책심의관을 지낸 뒤 창원지법·수원지법·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선임재판연구관, 수석재판연구관을 거쳤다.
2017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때는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같은 해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의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김대웅 신임 서울고등법원장은 1965년생이다. 경희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수원지법 판사로 임관한 후 서울고등법원 판사, 헌법재판소 연구관, 광주지법·서울중앙지법·광주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인천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민사·형사·행정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담당해 재판 실무에 두루 능통한 정통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서울고등법원 행정부 재판장으로 있을 때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전기사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근로자라고 판결했다.
김 신임 법원장은 작년 서울고법 민사부 재판장으로 일하면서 이른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총 45억35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항소 기각 판결을 했다.
이번 인사에서 고법 부장판사 5명이 지방법원장에 보임된 것도 이목을 끈다. 직전 대법원장 시기에는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을 분리해 인사제도를 운용해 역량 있는 고법 부장판사들이 지방법원장에 보임되는 게 불가능했다.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한시적으로 고법 부장판사들도 지방법원장으로 보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들도 대거 고법원장으로 임명됐다. 사법연수원장은 김시철(19기), 사법정책연구원장은 이승련(20기), 대전고등법원장은 이원범(20기), 광주고등법원장은 설범식(20기), 수원고등법원장은 배준현(19기), 특허법원장은 한규현(20기) 고법 부장이 각각 맡는다.
진성철(19기) 특허법원장은 대구고등법원장으로, 박종훈(19기) 대전고등법원장은 부산고등법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앞서 보임된 김태업(25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을 포함해 모두 18개 지방법원장이 새로 보임된 가운데, 다섯개 지방법원은 고법 부장판사가 법원장을 맡게 됐다. 이원형(20기)·정준영(20기)·김재호(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각각 서울가정법원장·서울회생법원장·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임명됐다.
지역법관으로 일해온 강동명(21기) 대구고법 부장판사는 대구지방법원장으로, 김문관(23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는 부산지방법원장으로 임명됐다.
여성 판사 중에서는 4명이 법원장으로 임명됐다. 윤경아(26기) 춘천지법 수석부장이 서울남부지방법원장, 조미연(27기) 춘천지법 부장판사가 청주지방법원장, 임해지(28기) 서울중앙지법 민사2수석부장이 대구가정법원장, 김승정(27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광주가정법원장을 맡는다.
이밖에 지법 부장들 가운데 지방법원장으로 윤상도(24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 황병헌(25기) 의정부지방법원장, 박양준(27기) 부산가정법원장, 유진현(25기) 울산지방법원장, 이영훈(26기) 창원지방법원장, 장용기(24기) 광주지방법원장, 이홍권(24기) 제주지방법원장이 새로 보임됐다.
오민석 중앙지법원장 후임으로 대법관들을 보좌해 상고심 사건을 검토하게 될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자리에는 고홍석(28기) 선임재판연구관이 임명됐다. 선임재판연구관으로는 정상규(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가 배치됐다.
아울러 대법원은 사법연수원 29∼39기 판사 15명을 고법판사로 신규 보임했다. 고법판사는 전국 고등법원에서만 근무하는 판사로 법관인사규칙 10조에 따라 보임돼 ’10조 판사’로도 불린다. 법관 인사 이원화 제도에 따라 도입됐다. 고법판사 1명의 지방법원 부장판사 복귀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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