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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림자 조세’ 2조원 없앴다… 기재부 재정성과심의관 “올해는 재정성과 관리체계 개선할 것”

조선비즈 조회수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국민이 잘 모르는 사이 내고 있던 ‘그림자 조세’를 도려내는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91개 부담금을 전수 조사한 결과, 18개를 폐지하고 14개를 감면해 연간 약 2조원의 국민과 기업 부담을 줄였다. 부담금법 도입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된 대규모 개편이다.

전기요금에 포함된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영화표에 부과된 영화관입장권부과금, 항공료에 포함된 출국납부금 등 일상 속 숨겨진 비용들이 주요 정비 대상에 포함됐다.부담금 중에는 애초 설치 목적과 달리 사용처가 불분명하거나 부과 대상과의 관련성이 낮은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정비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과 기금 운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기재부는 ‘국민 부담 경감’이라는 원칙을 중심으로 과감한 개편을 추진했다. 부담금 전면 정비는 지난해 말 ‘국민이 뽑은 2024년 기획재정부 정책 MVP’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정책을 준비한 김명중 기재부 재정성과심의관은 지난 2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부담금 정비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작업이 아니다”라면서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한 부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과 기업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김명중 기획재정부 재정성과심의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김명중 기획재정부 재정성과심의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다음은 김명중 심의관과의 일문일답.

―부담금법 도입 이후 22년간 전면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가.

“부담금은 개별 부처에서 공익사업 재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정비가 쉽지 않았다. 과거에도 일부 정비는 이루어졌지만, 이번처럼 91개 부담금을 전수조사하고 대규모로 정비한 것은 처음이다.

부처 입장에서는 부담금이 각종 사업의 중요한 재원이다 보니 반발이 컸다. 그러나 대통령이 ‘91개 부담금을 전수조사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데다, 경제계의 요구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정비를 추진할 수 있었다.”

―부담금 폐지와 감면 기준은 어떻게 설정했나.

“헌법재판소의 판례와 민관 태스크포스(TF) 논의를 통해 부담금의 공익 목적과 부과 대상의 책임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예를 들어, 영화관입장권부과금은 관람객이 영화 발전에 직접 기여한다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폐지 대상에 포함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인가.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폐지로 4인 가구 기준 연간 약 8000원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본다. 해외 출국 시 1인당 1만1000원씩 내던 출국납부금을 폐지해 가족 단위 여행에서 수만원의 경감 효과도 생겼다.

영화 관람료도 회당 약 500원이 줄어드는 등 국민이 자주 접하는 비용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학교용지부담금은 분양 가격에 포함돼 왔다. 이번 부담금 폐지로 분양가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부처들의 반발이 컸다는 점이다. 부담금을 폐지하거나 감면하면 해당 사업이 축소되거나 재원이 줄어들게 된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이 나서서 각 부처 차관을 만나고 부담금 정비 관련 사항들에 대해 긴밀히 협의했다.

특히 외교부와의 조율이 가장 어려웠다. 여권을 발급할 때 내는 국제교류기여금은 공공외교 자금으로 사용돼 왔는데, 이를 감축하자는 것이니 외교부의 우려가 컸다. 공공외교를 위한 대체 자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국민 부담을 줄인다는 원칙을 우선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김명중 기획재정부 재정성과심의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김명중 기획재정부 재정성과심의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세수 감소 상황에서 연간 2조원의 수입이 줄어드는데, 재정에 미칠 영향은 없나.

“예산실과의 협의도 쉽지 않았다. 건전재정 기조에 세수도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 재정 운용에 부담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에 감소한 2조원은 특정 목적의 부담금 수입 축소로, 일반 조세수입의 감소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예를 들어, 2조원 중 약 9000억원을 차지하는 전력기금부담금은 전기요금 인상과 같은 보완책이 있어 운영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 수단을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본다.”

―부담금 정비가 국민보다 기업의 부담을 더 줄여준다는 지적도 있었다.

“부담금 정비는 국민과 기업 모두의 부담을 줄이는 데 목적을 뒀지만, 국민 부담 경감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전력기금부담금의 경우 4인 가구 기준으로 연간 약 8000원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있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은 각각 300억~400억원 수준의 부담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본다. 이런 점 때문에 국민보다 기업의 부담 경감 효과가 크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역시 이번 정비를 통해 혜택을 받게 된다. 당초 대기업을 제외하고 정비를 추진하려 했지만, 전기요금 체계가 산업용 갑·을로 나뉜 구조여서 중소 제조업체나 뿌리기업 등이 배제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 끝에 대기업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영화관입장권부과금은 폐지된 이후 야당 주도로 부활 수순을 밟고 있다.

“영화관입장권부담금이 폐지된 지 보름 만에 부활해 정부로서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정책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부활 논의는 신중히 해야 한다. 부담금은 공익 목적과의 관련성이 명확해야 하고, 일반 조세로 대체 가능한 항목은 유지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영화관입장권부과금의 부활 논의는 관계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려 한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추진할 계획인가.

“지속 가능한 관리 체계를 다른 분야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부담금 정비는 단순한 개정 작업이 아니라, 최소 20년에서 최대 60년간 유지된 부담금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재정성과 관리체계 역시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재정성과 관리 제도를 통해 기재부는 전 부처의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고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2020년에 개편 방안이 마련됐지만, 부처의 실질적인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앞으로는 페널티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성과를 높이는 부처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며, 성과관리의 본질적인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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