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이슈분석] 남매의 난이 쏘아올린 대형 M&A…1조5000억 아워홈, 한화 인수전에 시장 판도 바뀌나

더 퍼블릭 조회수  

대한민국 급식·식자재 시장에서 매출 2조원에 육박하는 아워홈이, 재벌 대기업 한화그룹의 인수·합병(M&A) 시도를 계기로 또다시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의 도마 위에 올랐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회장이 지분 57.84%를 한화에 매각하겠다고 나서자,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정관상 우선매수권으로 맞서며 1조5000억원 고평가와 상장사 한화비전 자금 투입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라 부각되고 있다.

특히 한화가 단계적 지분 매입 방안을 검토하고, 아워홈이 담당해온 범LG가 물량이 이탈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에서는 “한화 3세 경영 성과를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부터 “급식·식음료 산업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해당 사건은 단순한 가족 경영 분쟁이 아니라 대기업 승계 전략, FI(재무적 투자자) 역할, 상장사 자금 활용의 적절성, 급식·식음료 산업 재편이라는 각종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본 기획기사는 다음과 같은 다각도 분석을 통해 아워홈 사태의 전말과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워홈, 다시 격랑 속으로… 오너 남매 ‘경영권 전쟁’에 한화까지 참전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오른쪽)[사진=연합뉴스]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오른쪽)[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급식·식음료 업체 아워홈이 또다시 경영권 분쟁의 한복판에 섰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회장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57.84%를 한화그룹에 넘기겠다고 예고하자, 오랫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정관에 명시된 우선매수권(주식 매각 시 다른 주주가 동일 조건으로 먼저 사들일 권리)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워홈 오너 일가 간의 ‘남매 싸움’이 이제는 국내 굴지 대기업과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며 대규모 인수·합병(M&A) 시장까지 흔드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이번 분쟁이 단순 오너가(家) 다툼을 넘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매물 거래 가능성과 상장사(한화비전) 자금 투입 논란, 그리고 향후 국내 급식·식음료 시장 판도에까지 막대한 파급효과를 예고하고 있어, 업계와 투자자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연간 매출 약 2조원에 달하는 아워홈은 20년 넘게 국내 급식 및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아워홈은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한때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사위이기도 했던 고(故) 구자학 회장이 2000년에 LG유통(현 GS리테일)의 푸드서비스 사업부를 떼어내 만들었다.

창업주 구자학 회장이 자녀 4인 구본성(38.56%), 구미현(19.28%), 구명진(19.60%) 구지은(20.67%)에게 지분을 나눠줘, 사실상 가족 소유 지분이 98% 이상에 이르는 전형적인 ‘패밀리 컴퍼니’ 형태이다.

과거 고 구자학 회장의 사망 이후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다툼이 여러 번 있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21년 아워홈 대표로서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작년 초 구본성·구미현 남매 연합에 밀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현재 이들 남매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표이사에 오른 구미현 회장은 “직원 고용 승계와 지위 보장 등을 전제로, 유능한 전문기업에 지분을 넘기겠다”고 예고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 남매가 지분 매각을 시도하면서, 한화라는 대기업이 전면에 나서게 됐고, 오너가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로 맞대응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화, 한화비전 자금 투입 논란에 주주 반발… 시장은 ‘승자의 저주’ 우려

한화 삼남 김동선 [사진=연합뉴스]
한화 삼남 김동선 [사진=연합뉴스]

아워홈을 둘러싼 지배구조 분쟁이 이젠 대기업 한화그룹까지 뛰어들며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부사장(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이 직접 인수를 주도하고 나서며 이목을 끌었다. 한화는 아워홈 지분 100%를 목표로, 1조5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책정해 올해 상반기 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희망하고 있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방위산업, 태양광, 화학 등 중후장대한 사업에 강점을 가진 그룹으로, 최근 소비재 및 서비스 시장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아워홈 인수는 한화의 이러한 전략적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급식 및 식자재 시장은 한화에게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아워홈 내부적으로도 큰 변화를 의미하는 만큼, 주주와 회사 직원 등에게는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된다.

급식업·식자재업을 영위하는 주요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대체로 3000억~6000억원(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등) 정도이며, 주가수익비율(PER)과 EV/EBITDA 배수가 1~2배대에서 움직인다.

한화가 매긴 아워홈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 1조5000억원. 국내 주요 상장사인 삼성웰스토리(삼성), 현대그린푸드(현대), CJ프레시웨이(CJ), 신세계푸드(신세계) 등과 비교했을 때 EV/EBITDA 멀티플이 10~11배에 달해 “동종 업계 대비 2배 이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 측은 아워홈 지분 100% 인수를 희망하며, 대략 1조5000억원 상당 기업가치를 전제로 구본성·구미현 측 57.84% 지분 인수 대금은 약 8600억원으로 추산한다. 이후 구지은·구명진 측 지분까지 더 사들이면 1조원이 넘는 거금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한화 측은 “단순 급식사업을 넘어 호텔·레저·유통·푸드테크와의 시너지를 고려하면 프리미엄을 감수할 만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에선 “재벌그룹이 인수하는 ‘프라이빗 딜’에선 매도자 우위를 감안해 매도인(장남·장녀 측)이 높은 금액을 요구했을 수 있다. 한화가 3세 경영 성과를 위해 어느 정도 ‘승자의 저주’를 감수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한화비전(옛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의 참여다.

한화비전은 보안·광학·반도체 후공정 장비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피 상장사로, 아워홈과의 사업적 연관성이 낮다. 지난해 말 한화비전은 법인 합병 과정을 거치며 AI·HBM(고대역폭 메모리) 장비 등 R&D 투자 확대를 공언했다.

그런데 돌연 급식업체 M&A에 2000~3000억원 인수 자금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들이 주가 급락, 이탈 조짐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다.

한화비전 주주들 사이에서는 자금 유출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자체로는 현금흐름이 넉넉지 않아 한화비전이 아워홈 인수에 수천억원을 베팅하려 하는 것인데, 문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비전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2794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한화비전의 미래 투자 여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주주들은 “본업(반도체·보안·AI) 투자 대신 무관한 급식업체 인수에 상장사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며 납득이 어렵다는 목소리다.

자칫 아워홈 인수 후 실적이 부진하거나, 계획된 시너지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한화비전 주주들은 “본업 투자 기회를 날리고 한화그룹의 신사업에만 이용당했다”는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주주 이익 침해 소지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가능성을 거론한다.

최근 한화비전은 기관투자자 대상 IR에서 “아워홈 인수 참여 후 시너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특히 주주들은 ‘인수 전에 시너지를 분석해놓고 결정해야 하는데, 뒤늦게 명분을 찾는 건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보안·광학 장비 업체가 수천억 원을 투입해 급식·외식 업체 인수에 가담하면서, 인수 뒤에야 ‘어떤 시너지를 낼까’ 고민한다니 앞뒤가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더군다나 한화는 그룹 계열사인 한화비전의 현금을 끌어오고 나서도 나머지 남은 금액은 재무적투자자(FI)·인수금융 등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을 끌어들여 약2000~3000억원의 대출성 투자를 받고, 인수합병(M&A) 성공 시 35년 후 엑시트(Exit)를 약속한다는 구상이다.

급식·식자재는 자본 집약적이지만 안정적 매출원으로, 호텔·리조트·외식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다. 한화 입장에선 “1~2년 전부터 대형 급식업체 매물을 찾았다”는 후문이 있으며, 마침 아워홈이 매물로 나오자 이보다 더 큰 매물은 없다”며 적극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화그룹은 2019년~2020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외식·급식 사업부(푸디스트)를 1000억원대에 매각한 전례가 있다. 그런데 4년 만에 1조5000억원 규모로 훨씬 큰 급식사를 인수하려 해 업계에선 “아이러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화는 2019~2020년경 경영효율화 작업으로 “푸디스트(한화호텔앤드리조트 외식사업부)”를 VIG파트너스에 1000억 원대 금액으로 매각한 바 있다. 그로부터 불과 4년 만에, 이보다 훨씬 큰(1조원+규모) 급식업체를 다시 인수하겠다는 움직임이 아이러니하게 보인다는 지적도 많다.

한화 측은 “당시에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했고, 푸디스트라는 중소형 급식업체와는 달리, 아워홈은 매출 2조원에 육박하는 ‘빅딜’로 시너지 효과가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몇 년 만에 급식 시장에 재진출하는 데 1조원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리스크가 크다. 단순히 3세 경영능력 입증을 위한 ‘승계 프로젝트’가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구지은 전 부회장, 우선매수권 행사로 맞불… 한화 인수 제동 가능할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렇듯 한화비전 논란이 거센 가운데, 우선매수권을 고리로 한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의 반격도 관심거리다. 구본성·구미현 남매가 한화와의 1조원대 M&A를 밀어붙이자, 이에 맞서 구지은 전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씨가 우선매수권으로 반격에 나섰기 떄문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정관상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오빠·언니 지분(약 42%)을 먼저 사들이기 위해 어펄마캐피탈을 비롯한 FI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워홈 정관은 “주주가 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하기 전, 동일 조건으로 다른 주주에게 먼저 양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전형적인 가족기업의 “공동화 방지” 조항으로, 4남매가 서로 외부 매각으로 회사를 뒤흔들지 못하도록 만든 장치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면 오빠·언니 지분 약 8600억원을 동일 조건으로 매수해야 한다. 본인 자금만으로는 조달이 거의 불가능한 만큼,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과 접촉해 ‘백기사’ 역할을 부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본인 지분(20.67%)을 담보로 어펄마캐피탈 등 FI를 끌어오는 방식이 유력하다.

다만 우선매수권 효력은 가처분신청과 소송전을 통해 다툴 가능성이 크다. SPA 체결 시점에 구 전 부회장이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법원이 “정관의 우선매수권 조항이 상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면, 한화 인수는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상법은 “주식양도 자유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지만, 비상장사 정관에 주식양도 제한을 둘 수 있도록 허용한다. 문제는 그 제한 폭이 과도하면 “상법 취지에 반한다”는 판례도 존재한다.

법조계는 재판부가 “정관에 우선매수권이 명시돼 있더라도, 구체적인 절차·가격 고지·행사기한이 명확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정관의 유효성 vs 상법상 주식 처분의 자유” 가 충돌하며,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 측은 2023년 하반기부터 구지은 전 부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수차례 “공식 통지”했으나, 기한 내 답변이 없어서 소멸됐다고 본다고 주장한다.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은 “정식 제안 없이, 일방적인 통보였고, 적정 가격과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으니 우선매수권이 살아 있다” 반박 중이다.

일각에선 비상장사 정관에 우선매수권이 있더라도,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현재 이사회는 장남·장녀 측이 장악 중이므로, 현실적으로 구지은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쳐도 이 경우 구 전 부회장도 경영권 독립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FI가 대출형 투자 또는 우선주 발행 등으로 자금을 대고, 경영권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 행사하되 FI와 주요 의사결정을 공동으로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FI 입장에서도 “단순 소수지분” 투자라면 리스크가 높은 만큼 경영권에 대한 어느 정도 권한(주요 사안 거부권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구 전 부회장이 FI와의 갈등을 감수해야 한다는 시각도 거론된다.

추후 FI가 Exit 시점(3~5년 후) 지분을 다시 구 전 부회장에게 되팔거나, IPO(기업공개)로 엑시트를 노릴 수 있도 있기에, IPO가 순항하지 않으면 오너와 FI 간 분쟁이 재발할 공산도 크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구 전 부회장이 가처분신청 등을 통해 한화 인수를 법적으로 제동하고, 한화 측 역시 “우선매수권은 소멸”을 주장하며 맞소송에 들어가는 경우다.

소송이 길어지면 매각 시점이 연기되고, 그 사이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협력사·고객 이탈, 기업 가치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구 전 부회장이 결국 자금 조달에 실패해 우선매수권을 행사 못하면, 인수전이 재차 무산될 위험도 있다.

아워홈 경영권 전쟁, 한화 인수로 새 국면 맞나…국내 급식업계 판도 변화 전망

[사진=아워홈]
[사진=아워홈]

현재 국내 단체급식·식자재유통 시장은 1990~2000년대 급성장기를 지나 현재는 수조 원 규모의 거대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이 시장의 상위 플레이어는 삼성웰스토리(삼성), 현대그린푸드(현대), 신세계푸드(신세계), CJ프레시웨이(CJ) 등이 주도하는 구조다.

아워홈은 시장 2위권 매출을 올리며 이들과 경쟁하는 대형 사업체다. 급식서비스와 식자재 유통뿐만 아니라 가정 간편식(HMR)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며 다각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정 내 식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HMR 제품은 아워홈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됐다.

아워홈은 이미 “생가득”, “오퍼스쿠키” 등 자체 브랜드를 통해 HMR, 베이커리 사업도 전개 중이고, 인천공항·고속도로 휴게소 등 컨세션 사업장도 다수 운영한다. 향후 한화의 자본력과 마케팅, 유통망이 결합되면 대형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

아워홈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뛰어난 공급망 관리 역량이다. 국내 각지에서 매일 대규모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이를 적시에 배급하는 시스템은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강점은 급식업계의 높은 진입 장벽을 설명하는 요소로, 아워홈이 오랜 시간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기업 간 거래(B2B) 방식의 대규모 급식 사업은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

이처럼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아워홈은 한화가 주목할 만한 가치 있는 인수 대상이 됐다. 만약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편입되면, “삼성 vs 한화” 구도의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 계열사 일감을 대부분 가져가면서 업계 1위를 유지해왔다.

즉 아워홈이 한화에 편입된다면 한화그룹이라는 또다른 재계 거대 자본이 업계에 진출, “삼성 vs 한화” 양강 구도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상황.

반면, 한화가 ‘승계·신사업’ 명목으로 무리해서 인수하는 만큼, 시너지 창출이 예상보다 더디면 오히려 업계 내에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때 LG그룹 계열이었던 아워홈은 LG·LS·GS·LX 등 범LG 계열사의 급식 물량을 상당 부분 맡아왔다. 문제는 한화가 인수하면 ‘LG 패밀리’를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대기업끼리는 경쟁 관계이므로, LG가 굳이 한화 계열 급식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아워홈 매출 상당 부분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최근 한화가 아워홈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입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가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면, 갑작스러운 오너 교체 충격을 줄여 범LG 계열사들의 수주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

궁극적으로 아워홈이 한화 품에 안길지,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가족기업 체제를 지켜낼지, 또는 법정 공방 끝에 거래가 무산될지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 이번 분쟁은 한국 기업사에서 또 한 번 “가족 경영체제의 한계와 전문경영·외부투자 접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급식·식음료 시장 전반과 M&A 투자 생태계가 이 인수전의 결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아워홈 경영권 분쟁, 한국 재계 지배구조의 민낯 드러내다

한국 재계에는 ‘형제(남매)의 난’이 빈번했다. 한진그룹(조양호 일가), 두산그룹(박용만 등 4형제), 현대가 등, 아워홈도 이 계보에 속한다.

문제점은 소유권이 가족에게 집중된 기업은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때마다 회계·법무 등 다방면 비용을 발생시키고, 실무 결정이 정체되어 기업 경쟁력마저 흔들린다는 점이다. 이에 “소유-경영 분리”를 강화하고, 사전 약정이나 외부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아워홈 내부 직원·협력사들의 첫 반응은 “또 남매 싸움이군요”라는 무덤덤함이 대다수라는 후문이다. 실제로 2010년대 중반 이후 구본성·구지은 남매 갈등이 수시로 언론에 오르내렸기에, “경영자가 누가 되어도 현장 운영은 비교적 안정”이라는 식의 인식도 있다.

급식업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지만 대규모 투자는 쉽지 않았던 오너가 체제에서, 대기업 자본을 등에 업으면 신사업 추진이 빨라지고 복지나 인프라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반면 대기업 특유의 관료적 의사결정과 “가족 경영의 빠른 결정”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아울러 “외국계 FI가 들어와서 단기 이익을 우선시하면 직원 처우가 나빠지는 사례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아워홈 사건은 한화나 구지은 측 모두 FI를 끌어들이는 것이 불가피한 구조인 탓이다.

그러나 인력 교체나 지배구조 변동이 잦으면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면이 있어, 일부 중간간부들은 “이런 조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사업 확장에도 부담”이라고 우려한다. 이익 실현(Exit) 관점에서 보면 3~5년 후 IPO 혹은 지분 재매각 등을 통해 수익을 거둬야 하는데, 우선매수권 분쟁이나 가족 내 갈등으로 딜이 꼬일 수도 있는 탓이다.

정리하면, 아워홈 오너 일가의 오랜 갈등은 이제 한화그룹 인수전이라는 거대한 사건으로 격화했다. 1조5000억원이라는 고평가와 상장사 자금 투입, FI들의 치열한 협상, 우선매수권 소송 등 종합 이슈가 뒤얽히면서 이른바 ‘쩐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만일 한화가 인수에 성공하면, 아워홈은 재벌그룹 계열사로 편입되어 가족 경영 체제가 끝난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기존 급식·식음료 시장에도 파괴적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끝내 경영권을 지켜낸다면, 한화의 대규모 인수 시도가 좌절되는 동시에 “한국식 가족기업”이 다시금 내분을 수습하고 독립 체제를 유지하는 드라마가 재현될 것이다.

거래가 무산되거나 지연될 경우, 아워홈의 기업가치는 하락이 예상되고, 불안정한 남매 갈등 구조가 재차 반복될 위험이 크다.

결국, 아워홈의 주인이 누가 되든,가족 기업이었던 아워홈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남매 분쟁이 장기화되든, 한화가 인수에 성공하든, “한국식 재벌 분쟁과 외부 자본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높은 몸값”과 “한화비전 자금 지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한화 역시 인수 후 재무 부담과 주주 가치 훼손이라는 후폭풍을 감수해야 한다.

향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우선매수권 소송, FI 계약 등 중요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이번 ‘남매의 난’이 한국 기업 지배구조와 M&A 시장에 어떤 교훈을 남길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워홈 내부 안정과 사업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한 목소리가 나오지만, 인수 협상과 법적 분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따라 급식·식음료 시장 판도가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더 퍼블릭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뉴스] 랭킹 뉴스

  • 382년 만에 세상 밖으로…구룡사 목조불상서 보존 완벽한 '문화유산' 쏟아져 나와
  • [인터뷰] ‘그림자 조세’ 2조원 없앴다… 기재부 재정성과심의관 “올해는 재정성과 관리체계 개선할 것”
  • AI 이용 창작물도 저작권 인정 가능
  • ‘수려한합천’ 대한민국 브랜드 명예의 전당 수상
  •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 ‘헌재’ 두고 정치편향성 지속…“노골적 현재 흔들기” vs “헌재가 자초”
  • 다단계판매 총 121개사 … 신규등록 6건, 폐업 4건

[뉴스] 공감 뉴스

  • 골반뼈 2차골화중심 출현에 따른 비구 발달 과정 규명
  • 이재명, "민생경제 당력 집중...위기 빠진 경제 해법은 추경 신속 편성"
  • “여기도 사람 사는 곳”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 찾아온 참모진에 건넨 첫마디
  • [행정체제 개편 단상] 3-1. 불만은 갈등으로.
  • [정책 인사이트] 인사혁신처 근무 실험… 임신한 공무원 주 1일 집에서 일한다
  • 구치소에서 참모진 접견 尹 "연휴 의료체계 잘 작동 됐나"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한국은 없는 현대차 오토바이” 자영업자, 국내도 출시해라 난리!
  • “상담만 받아도 커피 증정” 출고하면 커피머신까지 준다!
  • “쌍용 전설, 이젠 조선 사이버트럭” KGM, 전기 픽업트럭 공개!
  • “평생 엔진오일 무료에 할인까지?” 벤츠 200만 원 더 싸게 사는 법
  • “제네시스도 포르쉐 급” GV80 데저트 에디션에 수입차 차주들 오열!
  • “부잣집 벤츠는 옛 말” BMW 7시리즈, 회장님들 선택 독차지 했다!
  • “마이바흐 오픈카까지 내보낸다” 벤츠코리아 이 악물었더니 오너들 대환호!
  • “테슬라 이제 살 이유 없다” 전기차 보조금 확정, 국산차만 살 판 났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가족 중 나만…” 이이경이 어머니 심장 수술에 오열했는데, 이건 정말 마음 아팠겠지 싶다

    연예 

  • 2
    '공개 저격' 당한 래시포드, 바르셀로나 이적 추진→아모림 "변한다면 뛸 수 있다" 잔류 가능성 언급

    스포츠 

  • 3
    '임대 4회→토트넘 레전드' 케인 발자취 따른다...양민혁의 QPR 임대는 또 다른 '기회',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스포츠 

  • 4
    '57세' 이영자, 남친 소개...♥ 결실 맺나 "결혼까지 생각한다" ('오만추')

    뿜 

  • 5
    의외로 뒤늦게 생겨난 국가

    뿜 

[뉴스] 인기 뉴스

  • 382년 만에 세상 밖으로…구룡사 목조불상서 보존 완벽한 '문화유산' 쏟아져 나와
  • [인터뷰] ‘그림자 조세’ 2조원 없앴다… 기재부 재정성과심의관 “올해는 재정성과 관리체계 개선할 것”
  • AI 이용 창작물도 저작권 인정 가능
  • ‘수려한합천’ 대한민국 브랜드 명예의 전당 수상
  •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 ‘헌재’ 두고 정치편향성 지속…“노골적 현재 흔들기” vs “헌재가 자초”
  • 다단계판매 총 121개사 … 신규등록 6건, 폐업 4건

지금 뜨는 뉴스

  • 1
    새송이 이렇게 구우면 존맛인거알지,,

    뿜 

  • 2
    북한에서 말하는 쌀밥에 고깃국이 대체 무엇일까?

    뿜 

  • 3
    3부리그 활약 대신 클럽 월드컵 출전 가능…발로텔리, K리그 클럽 입단 가능성 있다

    스포츠 

  • 4
    "흥미로운 도박이다" 김하성, 2년 419억원 TB행→너무나 영리한 계약, 벌써 윈윈 보인다

    스포츠 

  • 5
    '분노의 영입' 끝나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 '어깨춤 MF' 영입 결단...유벤투스에 '525억' 제안

    스포츠 

[뉴스] 추천 뉴스

  • 골반뼈 2차골화중심 출현에 따른 비구 발달 과정 규명
  • 이재명, "민생경제 당력 집중...위기 빠진 경제 해법은 추경 신속 편성"
  • “여기도 사람 사는 곳”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 찾아온 참모진에 건넨 첫마디
  • [행정체제 개편 단상] 3-1. 불만은 갈등으로.
  • [정책 인사이트] 인사혁신처 근무 실험… 임신한 공무원 주 1일 집에서 일한다
  • 구치소에서 참모진 접견 尹 "연휴 의료체계 잘 작동 됐나"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한국은 없는 현대차 오토바이” 자영업자, 국내도 출시해라 난리!
  • “상담만 받아도 커피 증정” 출고하면 커피머신까지 준다!
  • “쌍용 전설, 이젠 조선 사이버트럭” KGM, 전기 픽업트럭 공개!
  • “평생 엔진오일 무료에 할인까지?” 벤츠 200만 원 더 싸게 사는 법
  • “제네시스도 포르쉐 급” GV80 데저트 에디션에 수입차 차주들 오열!
  • “부잣집 벤츠는 옛 말” BMW 7시리즈, 회장님들 선택 독차지 했다!
  • “마이바흐 오픈카까지 내보낸다” 벤츠코리아 이 악물었더니 오너들 대환호!
  • “테슬라 이제 살 이유 없다” 전기차 보조금 확정, 국산차만 살 판 났다!

추천 뉴스

  • 1
    “가족 중 나만…” 이이경이 어머니 심장 수술에 오열했는데, 이건 정말 마음 아팠겠지 싶다

    연예 

  • 2
    '공개 저격' 당한 래시포드, 바르셀로나 이적 추진→아모림 "변한다면 뛸 수 있다" 잔류 가능성 언급

    스포츠 

  • 3
    '임대 4회→토트넘 레전드' 케인 발자취 따른다...양민혁의 QPR 임대는 또 다른 '기회',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스포츠 

  • 4
    '57세' 이영자, 남친 소개...♥ 결실 맺나 "결혼까지 생각한다" ('오만추')

    뿜 

  • 5
    의외로 뒤늦게 생겨난 국가

    뿜 

지금 뜨는 뉴스

  • 1
    새송이 이렇게 구우면 존맛인거알지,,

    뿜 

  • 2
    북한에서 말하는 쌀밥에 고깃국이 대체 무엇일까?

    뿜 

  • 3
    3부리그 활약 대신 클럽 월드컵 출전 가능…발로텔리, K리그 클럽 입단 가능성 있다

    스포츠 

  • 4
    "흥미로운 도박이다" 김하성, 2년 419억원 TB행→너무나 영리한 계약, 벌써 윈윈 보인다

    스포츠 

  • 5
    '분노의 영입' 끝나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 '어깨춤 MF' 영입 결단...유벤투스에 '525억' 제안

    스포츠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