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가 백남준의 서거 19주기를 맞아 그의 작품 연구 및 보존을 위한 ‘백남준 예술 기술보고서Ⅰ’을 온라인으로 발간한다.
이번 보고서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소장한 주요 미디어 작품 15점을 선정해 그의 예술세계를 기술적 관점에서 심도 있게 조명한다. 백남준의 작품 연구 및 보존을 위한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백남준은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했으나, 작품 설치와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기술 매뉴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이로 인해 백남준의 작품은 기술적 변화 속에서 유지와 보존이 어려워 연구자와 전문가들에게 지속적인 도전 과제를 안겨 온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백남준의 미디어 작품이 제작된 기술적 원리를 파악하고, 작품이 직면한 문제점과 보존 방안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첫 번째 시도이다.
보고서는 백남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설치 방법,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지 관리 지침, 기술적 특성 등을 기록했으며, 작품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선정된 15점의 작품 중에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는 ‘TV정원’ 1974(2002), ‘TV물고기(비디오 물고기)’ 1975(1997) 등을 포함해 ‘달은 가장 오래된 TV’ 1965(2000) 등 백남준의 주요한 미디어 작품이 포함됐다.
이번 기술보고서에는 백남준아트센터에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TV정원’에 대해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종합하는 연속적인 줄거리 없이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보기 권유하는 영상”으로 소개하며, “미술관이라는 실내에 인공적으로 조성, 유지되는 자연환경과, 자연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테크놀로지를 대변하는 텔레비전이 하나의 유기체적 공간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TV물고기’에 대해선 “수조이자 모니터가 되고 모니커가 수조가 되는 시각적 현상 속에서 평소와 다른 시선으로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게 된다”고 설명하며, “기술이 만들어내는 화면의 생생함과 현실 속 자연의 살아있음을 대비시키며 차이를 부각하기 보단 기술과 자연의 공존과 상응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서술했다.
이처럼 백남준의 작품들을 섬세하게 소개하며 작품 보존 및 연구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이번 기술보고서는 하반기 ‘백남준 예술 기술보고서Ⅱ’까지 발간될 계획이다.
보고서는 온라인으로 발간되며, 백남준아트센터 누리집에서 내달 3일부터 무료로 열람 가능하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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