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축소판을 ‘인천’이라 일컫는다.
급속한 성장, 그 이면에 자리한 도심 불균형까지. 대한민국 수도권의 모습과 지역 소멸의 한계를 인천은 모두 다 안고 있다.
신도심이 독립하는 영종구와 검단구. 원도심이 합쳐진 제물포구. 남겨진 서구까지. 지방시대 30년, 중·동구로 첫발을 내딛고 서구로 팽창을 이룬 후 영종·검단으로 세포분열 된 인천을 통해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읽어낼 수 있다.
2024년 12월 현재 인천 인구는 302만1010명이다.
10개 군·구 중 가장 많은 인구 지역은 서구로 63만4064명이고 이어 부평구 49만3200명, 남동구 48만6225명, 미추홀구 41만2274명, 연수구 40만213명 등이다.
가장 적은 곳은 옹진군 1만9996명이고 동구 5만8296명, 강화군 6만9402명이다. 2026년 행정체제 개편 대상 지역인 중구는 16만7113명으로 조사됐다.
이를 기초로 영종구와 검단구 인구를 분석하면 영종구 영종1동 3만3627명, 영종2동 2만5833명, 영종동 2만2857명, 용유동 3530명, 운서동 3만9044명으로 모두 12만4891명이다.
검단구는 마전동 2만1329명, 당하동 2만8737명, 원당동 2만4650명, 불로대곡동 2만4461명, 오류왕길동 2만4541명, 검당동 3만2481명, 검암경서동 5만4333명 등 약 21만명이 넘는다.
인천시는 지난해 행정체제 개편 관련 대상 지역 인구에 대해 “인구 60만명인 서구는 검단 지역을 분리해 검단구(21만명)을 신설하고, 나머지 지역의 서구(39만명)을 둔다”며 “기존 중구(15만5000명)과 동구(6만명)는 영종구(11만명)와 제물포구(10만명)으로 재편된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장래 인천 인구 중 검단의 성장에 주목했고, 검단 또한 수도권 중 가장 빠른 인구 증가를 보이고 있다. 60만 서구에서 검단을 분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영종 또한 중구에서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의 설계 인구는 13만명. 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통계청은 영종국제도시 인구가 향후 3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2023년 11만명을 넘긴 영종지역 인구는 청라국제도시를 추월했다.
영종과 검단은 인천의 여느 신도시와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인천의 여타 신도시는 원도심에서 신도심으로, 혹은 신도심에서 다시 신도심으로 이동하며 인천 내 인구수 증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해당 신도시 인구 증가만을 불러온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이란 특수성이 있는 영종국제도시로는 인천 외 타지에서 찾는 인구 순유입이 눈에 띄고, 검단신도시 역시 수도권 접근성에 더해 인근 수도권 도심과의 높은 연계성을 보이며 수도권 북부 지역에서 매력적인 신도심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 때문에 2026년 7월1일 행정체제 개편 대상으로 유독 영종구와 검단구가 지목된 셈이다.
하지만 영종·검단의 독립은 남겨진 중구·동구·서구 원도심의 앞날에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물론 영종·검단의 열악한 생활 인프라 시설이 발전에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지만, 제물포구와 검단이 떼어진 서구는 지속 가능한 발전 동력을 찾기 힘들다.
심지어 남겨진 이들 지역의 인구 분포는 고령화가 심각할 수밖에 없어 복지 수요에 따른 재정 압박이 불가피하다.
이들 지역 A구청장은 “신도심을 떼주고 원도심만 남겨진 행정체제 개편이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선8기 인천시의 제물포르네상스와 글로벌톱텐시티 정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인천시와 정부가 분구에 따른 특단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구청장은 “솔직히 남겨진 지역 중 제대로 된 앵커시설이 뭐가 있겠느냐”라며 “중구 내륙과 동구 등 제물포구와 검단이 독립한 서구가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기 위해서는 원도심 정책의 일대 전환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이주영·전민영·정혜리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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