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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WGBI 편입 10개월 앞으로… 기재부 국고국장 “정치적 불안에 따른 영향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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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황순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지난해 10월 9일 새벽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러셀은 한국 국채를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WGBI는 26개 나라의 국채가 편입된 세계 최대 선진 채권지수다. 추종 자금 규모만 2조5000억달러(한화 3500조원)에 달한다.

실제 지수 편입은 올해 11월에 이뤄진다. 한국의 편입 비중은 2.22%. 전체 추종 자금의 2.22%가 국내 채권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WGBI 편입으로 국내에 유입될 것으로 추정되는 자금의 규모는 500억~600억달러(한화 70조~80조원). 해당 자금이 유입될 경우 국채 금리가 0.2~0.6%포인트(p)가량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금융연구원은 전망했다.

WGBI 편입 결정은 2022년 9월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그동안 정부는 WGBI 편입을 위해 국채 비과세부터 외국인투자자등록제 폐지, 외환시장 구조 개선 등 국채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에 대한 설득 작업도 병행됐다. 환율 변동폭 확대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WGBI 편입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은 물론 안정적인 중장기 재정운용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WGBI 편입 성과는 작년말 기획재정부의 정책 MVP 설문조사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실제 WGBI 편입까지 10개월여가 남은 지금, 정부의 준비 상태는 어떨까. 혹시 정치적 불안이 WGBI 편입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까. 담당 국장인 황순관 기재부 국고국장을 만나 들었다. 황 국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실에서 진행됐다.

최상목(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4년 10월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한국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 관련 브리핑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최 부총리 옆에서 황순관 국고국장이 구두로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4년 10월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한국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 관련 브리핑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최 부총리 옆에서 황순관 국고국장이 구두로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일문일답.

―WGBI 편입이 한국 경제에 왜 도움이 되는지 설명해달라.

“WGBI 편입으로 약 500억에서 60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국내에 유입된다. 금리가 안정돼 국민·기업·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절감된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외환시장 안정도 기대된다. 대규모 지수 추종 자금이 들어오면서 국채 수요 기반도 확충돼 향후 중장기 재정운용 안정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가 경제 신인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WGBI에 편입한 나라들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봤나.

“이스라엘과 뉴질랜드 등을 보면 지수 편입을 계기로 외국인 국채 투자 유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중국은 2020년 9월 편입 발표 이후 자금 유입이 확대되다가 실제 편입한 2021년 10월 이후로는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당시 거시경제 상황과 함께 낮은 유동성과 정책적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예정대로 11월 편입은 문제가 없는 건가? 계엄·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율 오름세 등으로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10월 발표는 편입 확정 발표였다. FTSE는 정량 요건인 국가신용등급 ‘A- 이상’과 위국인 투자 접근성 제도 개선을 유지할 경우 편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현재 한국의 신용등급은 S&P(스탠더드앤푸어스) 기준 ‘AA’로, A-까지는 AA-, A+, A 등 3 구간이 있다.

향후 편입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제도를 점검하고,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지속할 계획이다.”

―WGBI 편입 관찰대상국 등재부터 가입까지 2년이 걸렸다.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통상 2년 정도 소요됐다. 2년 6개월 동안 관찰대상국에 있다가 제외된 스위스 같은 사례도 있다.

당초 시장에선 편입 결정이 2025년에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설명과 시장 제도 개선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편입 결정이 나온 것이라 평가한다.”

―11월 편입 전까지 국내에서 준비할 것은.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여러 건의사항이 제기되고 있다. 패시브 자금뿐만 아니라 기존에 한국 국채에 투자하지 않던 신규 투자자들의 유입도 기대되는 만큼, 외국인 투자 여건을 점검하고 제도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지수 추종 자금이 원활하게 유입되기 위해선 국채시장의 높은 유동성이 필수적이다. 경과물 재발행 등을 통해 국채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앞서 정치적 불안을 언급했는데, 국채시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12월에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국채 매도세가 강했다. 원인 분석을 해봤나.

“12월 외국인 국고채 보유잔액이 2조9000억원 감소했다. 만기도래가 집중된 가운데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 등 계절적 요인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2025년도 금리인하 폭 축소 전망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월은 연초 기관들의 투자자금 집행 등으로 외국인 국고채 투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상 신호는 아닌가.

“외국인 국채 선물 투자는 향후 금리 전망과 금리 변동성을 야기하는 외생적 요인 등에 따라 차익 실현을 위한 거래가 반복된다.”

황순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황순관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요청하는 제도 개선 중 ‘외국인 투자자 비과세 신고 생략’이 있던데.

“글로벌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업그레이드하자는 취지에서 비과세 신청서 제출 의무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법인세법 개정을 진행 중이다.”

―야간 국채선물시장도 준비 상황은.

“올해 6월부턴 3년물과 10년물 국채선물을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해외시장에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반영돼 시장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채 파생상품 접근성을 확대해 국채 시장 전반의 유동성을 늘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조기 추경론이 나온다. 국고채 발행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국고채 발행한도는 197조6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39조2000억원 증가했다. 원화외국환평형기금채권도 20조원어치가 신규 발행된다.

시장에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향 조정으로 추경이 편성될 수 있다고 보는 듯 하다. 이미 금리에도 일정수준 반영된 것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다만,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경우, 금리가 급등해 재정 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은.

“국고채 발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제적인 IR을 통해 상반기에도 적극투자(액티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국내 기관투자자와의 소통을 통해 국채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개인 국채투자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5년물 발행, 자동청약제도)도 추진 중이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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