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홈 가전 열풍이 불면서 강력한 보안 기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I와 IoT(사물인터넷)이 적용된 가전 활용을 하려면 개인정보 입력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해킹 및 정보유출 위험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가전 경쟁을 벌이는 양사가 일제히 보안성을 앞세운 이유는 AI 가전이 보편화되면서 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가 속속 일어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중국산 유명 로봇청소기 에코백스 해킹 사건을 들 수 있다. 미국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당시 해커가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전문적으로 에코백스 제품에 접속을 시도해 피해가 확산됐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올해 더욱 보안 기술을 강화한 홈AI를 선보이는 중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 제조사들은 ‘AI홈’에 강력한 독자 보안 시스템도 함께 구축했다고 강조한다.
‘삼성 녹스’ 통해 홈AI 구축 안전성 확보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보안 시스템인 ‘삼성 녹스 매트릭스’를 내놨다. 2013년부터 갤럭시 기기에 도입된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를 보다 고도화한 버전이다. ‘삼성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서로 연결된 기기가 보안 위협에서 서로를 보호하도록 한다.
생체정보 등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를 별도 보안 칩에 저장해 보호하는 ‘삼성 녹스 볼트’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가전 내에서 개인정보를 암호화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안전 과학 분야 인증 기관인 ‘UL 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5개 제품에 대해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받아 안정성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보안 시스템을 모바일과 TV를 비롯해 와이파이가 탑재된 가전 전 제품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홈 AI를 구현하는데 있어 보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의 다중 보안 시스템인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로 보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LG쉴드’로 데이터 보관 안전하게
LG전자는 자체 데이터 보안 시스템 ‘LG쉴드’를 구축해 AI 가전 생태계를 넓히는 중이다. LG쉴드는 개인 정보 등 민감 정보를 암호화하고 암호화 키를 분리된 공간에 안전하게 저장해 정보 유출을 방지한다.
또 외부 해킹을 통해 작동 코드나 데이터를 변조할 수 없도록 안전한 환경에서 운영체계를 보호한다. 실시간으로 외부 위협 및 침입을 탐지하고 이를 차단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IoT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 모든 과정에 소프트웨어 보안개발프로세스(LG SDL)도 적용 중이다.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기능을 갖춘 가전에서 해킹 방어 능력과 데이터 암호화 수준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LG전자는 UL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하며 보안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말에는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IoT 분야 사이버보안 공인시험 수행 자격을 획득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자체 데이터 보안시스템인 LG 쉴드를 고객 데이터의 수집·저장·활용 등 전 과정에 적용함으로써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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