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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싱가포르가 인공지능(AI) 연구에서 약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관련 논문이 게재되는 세계 3대 학회 채택 건수를 분석한 결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AI 국제학회인 ‘NeurIPS’, ‘ICML’, ‘ICLR’에서 엄선된 약 3만 건의 논문 저자와 소속 연구기관 등을 분석한 결과 미국, 중국에 이어 아시아권에서 싱가포르와 한국이 상위권에 진입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들 3개 학회는 2024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튼 등 저명한 연구자들이 중요 논문을 발표해온 곳이다.
싱가포르국립대학은 2020년 29위에서 2024년 12위로 급상승했다. 이 대학은 세계 대학 순위에서도 중국에 이어 아시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3위에 올랐다. 한국의 상위권 랭크에 대해 닛케이는 ‘AI 연구에 특화된 시설 신설’ 등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2019년 KAIST 내 김재철AI대학원이 설립됐고, 미국에서 경험을 쌓은 우수한 한국 출신 연구자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기야마 마사시 일본 이화학연구소 혁신지능통합연구센터장은 “7~8년 전 학생이었던 우수한 한국인 연구자들이 미국에서 성과를 내고 돌아오고 있다”며 “미국 유학파 연구자들이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지난해 한국 정부가 서울시내 7000㎡ 이상의 부지에 ‘국립AI연구소’를 신설한 것도 소개했다. 이 연구소는 국제교류와 차세대 AI 연구자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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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권 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왕립과학기술대학이 2024년 74위를 기록해 일본 이화학연구소나 도쿄대학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압둘라 왕립과학기술대학은 지난해 ‘생성 AI 센터 오브 엑셀런스’를 설립했다.
전통적인 ‘학문의 중심지’였던 유럽은 AI 같은 신규 분야에서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학은 2020년 9위에서 2024년 16위로, 케임브리지대학은 19위에서 29위로 순위가 밀렸다. 두 대학 모두 논문 저자 수는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순위는 내려왔다. AI에 강점을 보여온 취리히연방공과대학과 로잔연방공과대학 역시 비슷한 추세였다. 닛케이는 이들의 순위 하락을 ‘아시아권의 부상’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편,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64위, 도쿄대는 71위에 그쳤다. 두 곳 모두 유럽과 마찬가지로 논문 건수는 늘었지만, 순위는 2020년과 비교해 20위 넘게 떨어졌다. 스기야마 센터장은 “외국 출신 연구자나 해외 유수 대학에서 연구 경험을 쌓은 일본인 연구자 채용에 더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앞으로 역량 향상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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